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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의 플레e]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는 어떻게 선발?(下)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8 09:00

수정 2021.12.18 09:00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칼럼
[파이낸셜뉴스] 지난 글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법적 근거와 국가대표 감독 선발 등 개괄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국가대표경기력향상위원회와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지난달 말 ‘국가대표경기력향상위원회’(이하 향상위)가 공개되었다. 이들 면면은 다음과 같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갑수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 오경식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그룹장, 조영희 e스포츠 공정위원회 위원장,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 이정훈 LCK 사무총장, 임우열 크래프톤 본부장으로 결정되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게임 및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담인데 2013년 유진룡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 당시 보좌했던 의원이 “유진룡 후보는 깔게 없어. 일도 잘할거니까 정책 질의나 잘 준비하자”라고 당부했던 기억이 난다. 야당 의원으로서는 최고의 칭찬이다. 그러한 인물이 향상위를 이끌게 되어 기대가 크다.

당연직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도 적절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김갑수 전무이사는 문체부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다. 오경식 그룹장은 SK텔레콤 T1 초대 사무국장을 지내며 지금의 T1까지 탄생시킨 인물이다. 조영희 위원장은 ‘카나비 선수 사태’ 당시 크게 활약하였다.

이들을 자세히 소개한 이유가 있다. 향상위는 국가대표 선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들의 역할을 소개해 보자면 먼저 각 게임 대표단의 감독은 선수의 소집일정과 훈련계획을 작성해서 향상위에 제출해야 한다. 훈련을 어떤 방식으로 실시하고, 국가대표에 대한 지도 및 감독과 평가분석도 맡는다. 국제경기대회 국가대표 참가에 관한 사항도 결정한다.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는 향상위에서 추천권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관련한 내용은 모두 향상위에서 심의하게 된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대한 대략적인 기준도 같은 날 발표되었다. 그래서 중복되는 이야기는 생략하고 대신 두 가지 흥미로운 고려사항을 소개한다. ‘같은 팀 소속 선수를 최대 몇 명까지 허용할 것인가’와 ‘선수 선발시 평가되는 사명감과 기여도는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이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리그오브레전드(LoL)’ 국가대표로 여러 팀 선수들을 고루 선발했었다. 반면 중국은 미드라이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한팀에서 뽑았다. 손발이 맞기까지 시간차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패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한 팀 선수로만 구성되면 국가대표가 아니라 클럽대표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아시아e스포츠연맹이 기준안을 제시한다고 한다.

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시범 종목이었기 때문에 게임단이 선수차출을 다소 꺼린 부분이 있었고, 선수들도 첫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말고는 크게 의의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정식종목이다. 즉 우승하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 선발은 분위기 자체가 다를 것이다. 팀별 선수 제한이 몇 명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구성이 크게 바뀔 것이기에 게임단과 선수들에게 초미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명감과 기여도 측정도 흥미로운 요소다. 국가관과 사명감은 국제대회 참가경험이 주된 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여도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LCK 참가 기간이 가산점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게임이나 팀내 도덕성과 책임감도 고려된다. 다시 말해 해외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보다는 국내 활동 선수가 유리하고, 비매너 채팅이나 연습 무단이탈은 선발에 불리하게 적용된다는 뜻이다. 선수들도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의 여정이 곧 시작된다.
내년 2월부터 시작해 5월말 최종 구성된다. 어떤 지도자들과 어떤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선발될지 무척 흥미롭다.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는 훌륭한 선수들이 잡음 없이 선발되어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게 되길 기대한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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