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의 분수대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은 관광객에게 61만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로마의 폰타나 데이 카테쿠메니에서 지난 3일 오전 1시쯤 아이스크림을 먹은 55세 미국인 남성이 도시 예절 규제를 위반한 혐의로 45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폰타나 데이 카테쿠메니는 약 500년전인 1589년에 만들어진 분수로, 몬티 근처의 광장에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이 남성이 맥주와 아이스크림을 들고 '폰타나 데이 카테쿠메니'에 앉아 있다가 경찰로부터 제재받았지만 따르지 않았고 이후 벌금을 물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폰타나 데이 카테쿠메니'는 평소 계단에 아무도 앉지 못하도록 봉쇄돼 있었지만 지난 2일 해당 남성이 분수대에 앉았을 때는 테이프가 제거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따라서 그는 처음에 분수대가 봉쇄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에서 '도시 예절 규제'를 알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이 광장이나 분수 주변에서 벌금을 물게 된 건 처음이 아니다. 과격한 행동으로 시설을 훼손할 땐 기소되기도 한다. 지난 6월 유물에 전기 스쿠터를 던진 미국인 관광객은 추산 피해액인 2만5000유로(약 34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로마시는 2017년부터 시내 분수대에 앉거나 식음료를 섭취하는 행위에 벌금을 부과하는 '도시 예절 규제'를 도입했다. 1946년 제정된 법률 초안의 개정안으로, 분수대 계단에서 트렁크나 유모차처럼 바퀴를 단 물건을 끌거나 물에 들어가 수영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이는 1946년에 제정된 법률 초안 개정안으로, 트렁크나 유모차를 계단에서 끌고 내려오거나 상체를 탈의한 채 걸어다니거나 분수대에서 수영하거나 술집에서 기어다니는 행위 역시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건물들 사이에 빨래를 널어 말리는 로마의 관습도 처벌 대상이다.
2018년부터는 로마의 관광 명소 스페인 계단에 앉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37세 남성이 마세라티를 몰고 스페인 계단을 내려가 16번째와 29번째 계단을 파손해 형사상으로 기소됐다.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전기 스쿠터를 던져 2만5000유로의 피해를 입힌 미국인 관광객이 피해액인 2만5000 유로(약 3430만원) 상당의 벌금형을 받았다고 보도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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