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은 주요 단지 위주로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위주의 거래만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4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9% 하락하며 18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이번주 하락폭은 2012년 12월3일(-0.21%) 조사 이후 약 9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강남은 송파구(-0.23%)는 문정동 구축과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관악구(-0.21%)는 봉천동 주요 단지 하락거래 발생했다. 강서구(-0.20%)는 가양·염창동 위주로 하락폭이 늘었다.
강북에서는 0.33% 하락한 노원 상계·중계·하계동, 도봉구(-0.32%)는 방학·창동, 서대문구(-0.28%)는 북가좌·남가좌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종로구(-0.26%)는 홍파동 위주로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수도권 역시 -0.25%로 부동산원 조사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0.31%, -0.27%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도 수도권 아파트 단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 지표인 부동산R114는 서울 아파트값이 0.04% 하락했다고 집계했다. 송파와 노원은 나란히 0.11% 하락했다.
권역별로 강남권에서는 송파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우성1·2·3차, 가락동 삼환 등이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강북권에서는 중계동 양지대림1차와 2차, 하계동 한신청구, 상계동 보람 등이 1000만원에서 2750만원 정도 하락했다. 서대문의 경우 남가좌동 남가좌현대와 DMC래미안클라시스, 홍제동 인왕산현대, 홍제원현대가 1000만~2500만원 내렸다.
이밖에 신도시에서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2500만원, 경기·인천에서는 4000만원 떨어진 단지도 나왔다.
주무부처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현재 집값도 적정 수준에 비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금리 상승 흐름이 어디에서 멈출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어렵고, 당분간 집값 하락 추세는 불가피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직 하향 기조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으로, 시중의 호가는 아직 너무 높고 수요자들은 집을 사는 걸 미루거나 관망하고 있다"며 "현재 (주거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인위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부동산 공급 및 주거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에서 거시경제 흐름과 동떨어진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는 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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