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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무탄소 전원'(?), 재생에너지 안써도 되는 CF100을 아십니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3 06:30

수정 2023.03.23 06:30

낮은 재생에너지 비율에 주목받는 CF100
CF100, 참여기업·정부지원 뒷받침 필요

RE100과 CF100 차이점
RE100 vs. CF100
-2014년 영국이 제안 -2003년 영국 에너지정책서 최초 언급
-기업이 모든 전력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 - 기업이 모든 에너지 탄소배출 제로 에너지로 충당
- 가입기업 2050년까지 달성 추진 - 탄소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수소 발전도 허용
-REC 구입으로 대체 가능 - REC구입 원칙적으로 불허

[파이낸셜뉴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업의 전력 사용 방식으로 ‘RE100(재생에너지, Renewable Electricity 100%)’과 함께 ‘CF100(무탄소, Carbon Free 100%)’이 주요 방법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국내 특성상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CF100'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CF100은 RE100의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숙제라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세계 산림의 날'을 맞은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을 찾은 시민들이 녹음이 우거진 온실 내부를 산책하고 있다. 산림은 주요 탄소흡수원으로, 국제연합(UN)은 2012년 전세계적으로 산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3월 21일을 세계 산림의 날로 지정했다. 2023.3.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세계 산림의 날'을 맞은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을 찾은 시민들이 녹음이 우거진 온실 내부를 산책하고 있다. 산림은 주요 탄소흡수원으로, 국제연합(UN)은 2012년 전세계적으로 산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3월 21일을 세계 산림의 날로 지정했다. 2023.3.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낮은 재생에너지 비율에 주목받는 CF100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을 CF100 관련한 연구용역 기관으로 선정했다. 에경연은 8월까지 연구용역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 15일에는 민간주도 탈탄소 정책협의체인 에너지얼라이언스가 개최한 'CF100 토론회'에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이 참석하는 등 민관합동으로 국내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CF100은 무탄소에너지 100%를 의미하는 것이다. 무탄소 전원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 연료전지 등도 포함된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를 의미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구매 등을 통해 기존 전기 사용분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만을 탄소 배출 저감 수단으로 인정하지만 CF100은 원자력 등 다른 무탄소 에너지도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RE100 외에 CF100을 주목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낮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1년 발표한 ‘2020년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양수발전 제외)’은 노르웨이 98.6%, 덴마크 81.6%, 캐나다 67.9%, 스웨덴 67.5%, 미국 19.7%, 일본 19%다. 우리나라는 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 37위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가 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의 달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원전 비중이 높은 특성상 RE100보다 더 현실적인 CF100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밀양맑은물관리센터 내 혐기성 소화설비(바이오가스화 시설).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밀양맑은물관리센터 내 혐기성 소화설비(바이오가스화 시설).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CF100, 참여기업·정부지원 뒷받침 필요

CF100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우선 RE100과 CF100은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인 만큼 어느 한쪽의 달성이 다른 한쪽의 달성으로 인정받는 대체 관계가 아니다.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이 공급망 내 국내 기업에도 RE100 달성을 요구할 때 국내 기업은 CF100 달성을 대신 내세울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RE100 참여 기업수가 350여개인 반면 CF100 참여기업 수는 70여개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참여기업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

CF100의 공식 명칭은 ‘24/7 무탄소전원(Carbon-Free Energy)’이다. 24시간과 일주일(7일) 내내, 즉 항시 무탄소전원으로 생산된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에너지소비자가 사후에 자신이 사용한 에너지의 양만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할 수 있는 RE100과 달리 CF100은 에너지 소비자가 무탄소 발전원에 항시 연결돼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마련하거나, 원전 등 무탄소 발전원과 전력 수요처 사이 계통연결,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또 원전, 수소 등을 사용할 경우에도 무탄소전원으로 인증해야 하는 데 민간기업이 인증하면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RE100가 달리 CF100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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