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봉팽, 프레타망제 등 미국의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류 이하입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평균 300종 이상의 품목을 취급해 고르는 재미를 선사하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SPC 관계자)
한국의 동네빵집 파리바게뜨가 미국과 중국에서도 친숙한 동네빵집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미국 최대도시 뉴욕의 중심부인 맨해튼에서만 13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다. 이같은 성과는 그동안 현지시장에서 볼 수 없던 300여종의 다양한 빵을 앞세워 'K-베이커리'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창조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美토박이들 주류상권까지 진출..가맹점 비중 85%
2일 SPC는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4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가에서 꾸준하게 내실다지기와 신규 국가 진출을 병행한 덕분이다.
미국에서만 12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의 현지 가맹점 비중은 85%에 달한다. 올해 예정된 160여 곳의 추가적인 가맹 계약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SPC 관계자는 "올해 1월 말 현지 가맹점 기준 100호점인 레드뱅크점은 파리바게뜨의 가맹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매장"이라면서 "이곳은 한인이 거의 살지 않고 주민 중 뉴저지 토박이들이 95%에 달하는 주류 상권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중국의 프리미엄 빵집으로 자리매김
SPC가 진출한 지 20여년이 되어가는 중국시장에서의 전망도 밝다. 중국에서 파리바게뜨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했다. 300여개 매장이라는 수치가 말하듯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는 모두 진출해있어 현지인들의 친근감도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2020년부터 현지 가맹점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SPC 관계자는 "가맹사업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현지시장에 브랜드가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즉 충분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PC는 2019년 4월 총 4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텐진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축구장 3개 면적 크기의 'SPC텐진공장'을 건립하며 가맹사업 확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곳은 SPC그룹의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큰 규모로 빵과 케이크뿐만 아니라 가공채소와 소스류등 400여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상황에서도 2021년 실적을 흑자로 마감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인니·말레이 등 할랄시장 공략 나선다
SPC는 중국, 미국, 프랑스 등 초창기 주요 진출국에는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모든 투자를 주도하는 직접진출 방식을 택했다. 반면 신규진출국에는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포문을 열었다.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SPC가 2021년 진출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9개 매장의 평균 매출이 개점 전 예상치를 상회하며 순항 중이다. 일부 매장은 개점 2년이 지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붐비는데, 많은 곳은 하루에 평균 4백 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올초 새롭게 진출한 말레이시아에서도 파리바게뜨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 파빌리온 쿠알라룸푸르점은 아직 개점 초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매출이 예상치의 2~3배를 웃돈다.
SPC는 이슬람교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모든 제품에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향후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폭넓게 개발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이후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시장에도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 준공될 'SPC조호르바루 공장'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편 SPC그룹은 프랑스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 '리나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는 2002년 SPC그룹이 국내에 마스터프랜차이즈로 도입해 운영한 지 20년만에 브랜드를 역인수한 사례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SPC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외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리나스가 보유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파리바게뜨를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의 다양성과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리나스를 SPC그룹의 '샌드위치 및 샐러드 R&D 허브'로 유럽 식문화중심인 프랑스의 기술력과 레시피를 도입하고, 프랑스 현지에서 개발된 베스트 제품들을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을 비롯한 국내외 SPC그룹 주요 브랜드 매장에 확산시키는 등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국가 별 식문화 특성을 고려해 맞춤맞춤화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며 "기존 진출 지역뿐만 아니라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해 엔데믹 시대의 세계 베이커리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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