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10년 동안 호흡을 맞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불법 도박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그의 과거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23일(한국시각) “미즈하라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카지노 딜러 양성학교에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학교에 다니긴 했으나 딜러가 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0년부터 보스턴 레드삭스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을 맡으며 야구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 2013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영어 통역으로 일하며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다.
오타니는 2017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후엔 미즈하라를 전담 통역으로 채용했다. 이후 오타니가 슈퍼스타로 떠오르면서 미즈하라 역시 스타급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소식은 미국 LA 지역 매체인 ‘LA타임스’를 통해 알려졌다. 미국 당국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 중인 매튜 보이어라는 이름의 불법 도박 업자를 조사하던 중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고, 이를 전해 받은 오타니 측 변호인이 진상 조사에 나서면서 미즈하라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미즈하라의 이력에 의혹이 집중되는 건 불법 도박 및 절도와 관련한 그의 진술 신빙성이 미국 국세청과 MLB 조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종목에 불법 도박을 해 온 미즈하라는 이 사건을 취재한 ESPN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려고 직접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오타니의 법률 대리인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반발하자 미즈하라는 원래 주장을 꺾고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사실을 몰랐다고 태도를 바꿨다.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450만달러(약 60억원)다. 오타니가 10년간 7억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뒤 그의 통역이 오타니의 돈에 몰래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지자 MLB와 일본 야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을 사전에 미리 알고 송금했느냐 여부에 따라 오타니의 불법 도박 가담 여부가 판가름 나기에 양국 언론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A 다저스가 속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스포츠 도박이 불법이다. 이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 등 자신과 관련된 경기에 베팅하는 선수나 심판, 코칭스태프 등은 영구 제명이다. 또 관련 없는 경기일지라도 1년간 자격이 정지된다.
미즈하라의 주장과 달리 그가 야구 종목에 도박했고, 오타니도 이를 알았다면 합법·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야구 종목에 베팅한 선수는 1년간 경기 출전이 금지된다.
한편 미즈하라의 도박 및 절도 혐의가 불거졌던 지난 21일 미즈하라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했던 오타니는 최근 자신의 SNS에 있던 미즈하라의 사진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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