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단독] 대통령 직속 저고위, 6월 ‘저출생 종합대책’ 내놓는다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6 16:30

수정 2024.05.16 17:16

3월 발표 예정이던 저출생 대책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발표 지연
촉박한 내년 예산 반영부터 마친 후
신설부처 전신인 저고위가 방향 제시
핵심은 '일과 가정의 양립'..워라밸 실현
"경력단절 없이 출산·육아 불편 없게"
현금성 지원, 실효성 작아 지양 방침
與 일각 주장 '헝가리식 대책'도 배제
"돈 준다고 출산 포기 결정 안 바뀌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저출생 종합 마스터 플랜'이 이르면 내달 초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극심한 저출생 현상과 급속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전체적인 국가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면서 더이상 관련 대책 마련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종합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2주년 기자회견에서 신설을 약속한 부총리급의 저출생 전담 부서 '저출생대응기획부'와 대통령실 저출생 수석실이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달 전체회의를 열어 '일과 가정의 양립'(워라밸)을 골자로 한 저출생 종합대책의 기조를 제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정책 로드맵은 조만간 열릴 정부의 재정전략회의에서 저출생 대책 예산 반영 논의를 마친 후 6월 저고위 전체회의를 통해 저출생 종합대책의 방향이 제시된다.


저출생 대책은 당초 3월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과 지난 13일 지시한 대통령실 저출생수석 신설이 어느정도 진척을 보인 후 6월 공개키로 한 것이다.

다만 우선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관련 예산의 규모와 배정 방식 등에 대한 후속 논의를 마친 후 저고위를 통해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저출생 대책의 얼개는 이미 짜여져 있는데 발표가 늦어진 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고려한 영향”이라며 “이달 내 저고위 전체회의를 열어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재정전략회의에서 예산 반영을 일단 마쳐야 해서 내달로 (발표가) 미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출생대응기획부가 세부내용을 마련해야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에 시간이 소요되니, 일단 급한 예산 반영을 마치고 저출산대응기획부의 '전신'이 되는 저고위가 나서 전체적인 종합 마스터플랜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저출생 대책의 핵심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그간 역대 정부들도 공을 들여왔지만, 각 근로 사업장을 비롯해 사회적 인식이 아직 워라밸을 수용할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아래 내달 공개될 종합대책에 보다 강력한 특단의 정책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저출생 해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며 “경력단절이 전혀 없이 출산과 육아를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드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일부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추진하는 '현금성 지원'은 가급적 지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수십년간 수백조원대의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붓고도 '땜질식 처방'에 그치는 바람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여당 일각에서 제시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은 정책적 기대효과 등 면에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않아 최종 수용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헝가리식 대책은 신혼부부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고 출산 수에 따라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게 골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기를 주저하거나 포기한 사람들의 결정이 바뀌긴 힘들 것이라고 본다”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출산장려금 지급 사례를 보면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지원이 어렵게 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떠나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