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왜 집 안 훔쳐보냐" 3년째 여성들 집 훔쳐보는 중년남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4 09:12

수정 2024.09.24 13:47

A 씨 집 창문을 엿보는 남성. (JTBC '사건반장')
A 씨 집 창문을 엿보는 남성. (JTBC '사건반장')

[파이낸셜뉴스] 수년 전부터 여성들만 사는 집을 몰래 들여다보는 남성을 처벌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2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어머니, 여동생 2명과 함께 거주하는 A 씨는 7년 전 대구광역시 동구의 한 2층짜리 빌라 1층으로 이사했다가 스토킹에 가까운 피해를 보고 있다.

A 씨는 "약 3년 전 여름밤, 여동생이 새벽에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왔다가 방범창 사이로 집을 들여다보던 남성과 눈을 마주쳤다"며 "날이 더워 창문을 열어두고 잤는데, 열린 창 사이로 집안을 들여다봤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남성은 40~50대로, 늦은 밤이나 새벽 또는 이른 아침 사이에 나타나 창문으로 A 씨 집 거실을 훔쳐보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A 씨는 "발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면 이미 남성이 재빠르게 도망친 뒤였다"면서 결국 증거를 위해 현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CCTV에는 남성이 A 씨 집 앞을 어슬렁거리며 창문 틈으로 훔쳐보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남성이 집을 훔쳐보는 횟수만 한 달에 최대 5~6번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남성이 이 집에 여성들만 산다는 걸 알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집이 골목길 안에 위치해있어 평소 인기척이 없고, 주민이 아니라면 들어올 일이 없다"며 "빌라 뒤쪽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정도의 비좁은 공간인데 여기까지 와서 창문으로 집을 엿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기척을 느낀 지 3년 정도 됐는데, 그걸 알고 나서는 창문마다 플라스틱 가림막을 붙였다. 그런데도 거기 틈으로 보더라"라며 "집이 1층이라서 안 쓰는 테이블을 두고 위에 짐도 쌓아서 올라오지 못하게 해놨는데 거기를 밟고 훔쳐봤다"고 분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에는 귀가하던 중 골목에서 이 남성을 마주치기도 했다고. A 씨가 "왜 집 안을 훔쳐보냐?"고 따지자, 남성은 어눌한 말투로 "난 잘못 안 했다"며 도망갔다고 한다.

A 씨는 3년간 경찰에 신고한 것만 최소 10번 이상이지만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경찰로부터 "순찰을 더 많이 하는 것밖에 없다.
직접적으로 피해가 없어서 다쳤으면 사건이 접수되는데 그런 게 아니면 신고해도 의미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게 A 씨 주장이다.

그는 "어떻게 해결해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만 얘기하니까 신고해봤자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창문을 거의 닫고 살고 있는데,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음에도 남성이 계속 찾아오고 있어서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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