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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렌지 원리로 청정수소를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5 13:37

수정 2025.01.15 13:37

POSTECH, 마이크로파로 물 속 산소 빼내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물 속 산소를 빼내고 수소만 남게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재료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재료화학회지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내부 표지. POSTECH 제공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물 속 산소를 빼내고 수소만 남게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재료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재료화학회지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내부 표지.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 물리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 윤건수 교수,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연구팀은 전자렌지 원리로 청정수소를 단 몇분 만에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고온에 의존했던 청정 수소 생산 공정을 저온에서 실현한 것으로, 마이크로파 기반 접근법은 청정 에너지 시장에서 큰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현규 교수는 "이는 기존 열화학적 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며, 향후 마이크로파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물질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 기술 개발이 절실한 가운데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물을 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높은 비용과 낮은 에너지 효율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금속 산화물의 산화-환원 반응을 활용한 열화학 공정은 약 1500도에 달하는 고온이 필요해 현실적인 도입에 제약이 많다.

연구진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의 에너지원인 '마이크로파'를 활용했다. 마이크로파는 음식 가열 뿐만아니라 다양한 화학 반응에서도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연구진은 이 마이크로파를 통해 가돌리늄이 첨가된 세륨 산화물의 환원 온도를 600도 이하까지 낮췄다. 이는 마이크로파의 전기적 에너지가 반응에 필요한 열에너지의 75%를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가돌리늄(Gd)이 첨가된 세륨 산화물(CeO2)을 마이크로파를 쏴 산소를 방출한다. POSTECH 제공
가돌리늄(Gd)이 첨가된 세륨 산화물(CeO2)을 마이크로파를 쏴 산소를 방출한다. POSTECH 제공
또, 마이크로파 기술은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매우 중요한 '산소 공공' 형성에 적합하다. 산소 공공은 물질 속 산소 원자가 빠져나가 빈자리가 생긴 상태다.

기존 방식에서는 금속 산화물 내부의 산소가 환원 반응을 통해 빠져나가며 산소의 빈자리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고온에서 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연구진은 600도 이하의 온도에서 단 몇 분 만에 산소 공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윤건수 교수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새로운 메커니즘 제시와 기존 공정의 한계 극복에 중요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운 청정수소 생산 기술을 재료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재료화학회지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내부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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