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강릉’ 열차 하루 4회 운영
개통 후 부전역 이용객 2배 증가
역 인근 시장도 강원도 관광객↑
대부분 서면 등 번화가로 이동
부전역 일대 관광 인프라 늘려야
개통 후 부전역 이용객 2배 증가
역 인근 시장도 강원도 관광객↑
대부분 서면 등 번화가로 이동
부전역 일대 관광 인프라 늘려야
![지난 23일 오전 10시 16분께 강원도 강릉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열차가 부전역에 도착해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사진=최승한 기자](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1/26/202501261714020437_l.jpg)
"동해에서 여자친구 만나러 첫 열차 타고 왔어요"
지난 23일 오전 부산 부전역에서 만난 배모씨(20대)는 이렇게 말했다. 배씨는 "버스를 타고 오면 터미널에서 도심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부전역은 도심과 가까워 편리하다"라며 "열차가 빨라지면 더 자주 오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라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부산과 강릉을 연결하는 동해선 열차 개통 이후, 부전역은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동해선 강릉~부전 구간의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주간 이용객 수는 8138명으로 집계됐다. 부전역 승하차 인원은 개통 전인 지난해 12월 16일부터 22일까지 1만559명이었던 것에 비해, 개통 후 같은 기간인 올해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2만2200명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여행객 붐비는 부전역, 변화와 활기
이날 오전 10시 16분, 강원도 강릉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열차가 부전역에 도착했다. 평일임에도 승강장은 남녀노소 승객들로 붐볐다. 캐리어를 끌거나 가방을 든 승객들이 역사를 가득 메웠고, 설레는 표정으로 부산 여행을 준비하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동해선 열차는 약 4시간 50분 만에 부산과 강릉을 잇는다. 이동 시간 자체는 버스나 승용차와 큰 차이가 없지만, 열차의 도심 접근성과 쾌적한 시설은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부전역 인근에서는 관광객 증가를 실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택시기사 박모씨(73)는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승객이 확실히 늘었다"라며 "주로 남포동이나 서면 같은 번화가로 가는 손님이 많다"라고 말했다.
부전역 앞 부전시장에서 20년째 꼼장어집을 운영하는 양모씨(60·여)는 "강릉선 개통 후 손님의 20~30%가 강원도에서 온 분들로 꼼장어와 지역 소주를 찾는다"라며 "강원도 손님들은 돌아가기 전에 부산만의 음식을 즐기고 싶어 한다"라고 새 고객층의 증가를 반겼다.
동해선 열차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열차에 탑승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창밖의 바다 풍경을 즐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여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이날 연인과 강릉에서 부산으로 돌아온 정모씨(27·여)는 "대관령 양떼목장과 강릉 관광지를 둘러본 뒤 열차에서 바다 풍경을 즐기며 편안하게 돌아왔다"라며 "열차 좌석 간격이 넓고 쾌적해서 만족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부전역 관광 인프라 부족 해결해야
동해선 열차의 이용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몰리는 승객 수에 비해 불편 사항도 적지 않다.
부전과 강릉을 잇는 ITX-마음은 하루 편도 4회, 왕복 8회 운행되며 열차 한 편당 약 300여 개 좌석이 제공되지만, 주말 예약은 쉽지 않다. 실제로 이날 기준으로 2주 뒤 주말까지 대부분의 열차가 만석이었고, 예약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부전역 관광 인프라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산을 찾은 한 관광객은 "부전역은 도심과 가까운 장점이 있지만, 부산역과 비교하면 관광 안내 시설이 부족하다"라며 "결국 번화가로 바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열차의 속도 개선과 운행 횟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KTX-이음이 내년 말 도입되면 이동 시간이 약 2시간 30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강릉~부산 노선의 경쟁력 강화와 관광객 유치 확대가 기대된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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