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국토 최남단 제주 섬 속의 섬 마라분교의 휴교가 결국 10년을 채웠다.
29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마라도 내 가파초 마라분교장은 올해로 휴교 10년째에 접어들었다. 2016년 2월 당시 유일했던 재학생이 졸업한 뒤 입학생이 없어 1958년 개교한 이래 처음으로 휴교했다.
그간 마라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동들도 있었지만, 모두 제주도 본섬이나 타지역에 있는 학교에 들어가면서 휴교가 이어졌다.
마라분교는 1980년대까지 학생 수가 20여 명이었지만 1990년대 들어 한 자릿수로 줄었고, 1995년과 2000년, 2007년, 2014~2015년에는 전교생이 1명뿐인 ‘나 홀로 학교’로 겨우 명맥을 이어왔다.
또 다른 섬 속의 섬이자 협재해수욕장을 품은 비양도 내 한림초 비양분교장은 2019년 새 학기부터 어느덧 7년째 휴교 중이다.
비양분교 역시 2015년 3명, 2016년 3명, 2017년 2명, 2018년 2명을 끝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도교육청은 다음달 11일 2차 학급편성까지 두 학교로 전출할 아동이 없으면 휴교를 확정한다.
도교육청은 상징성과 도서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폐교 대신 휴교 상태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휴교 연수가 두자릿수를 넘어가면서 폐교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섬 지역은 학교가 사라지면 미래 아이들이 교육 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다만 도서지역 학령인구 등을 따져봤을 때 낙관적인 상황이 아닌 만큼 지역 의견을 정리하면서 폐교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섬 학교'는 또 있다. 낚시꾼들의 천국 추자도의 신양분교다. 신양분교는 수년간 학생 1~3명으로 간신히 휴교 위기를 넘겨오고 있다.
2022년 12월 유일한 6학년 학생이 졸업하며 휴교 위기에 놓였지만, 2023년 새학기 추자초 본교에서 3학년 여학생이 전학해 오며 휴교를 면했다. 이 학생은 휴교를 앞둔 신양분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전학을 결정했다.
얼마 전에는 제주 본섬에서 근무하다 추자중학교로 발령받은 교사의 자녀 2명이 신양분교로 전학 와 전교생은 총 3명으로 늘었다.
제주지역 초등학생은 최근 2년 사이 매해 2000명 넘게 줄어들고 있다. 2024년 초등학생 수는 3만8374명으로 직전 해 대비 2157명 줄며 4만명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올해 역시 1년 새 2668명 줄어 3만6003명까지 떨어졌다.
출생률이 줄고, 타지역으로 전출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신입생이 10명 미만인 초등학교도 지난해 28개교에서 올해 41개교로 크게 늘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 수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할 때 신입생이 아예 없는 학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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