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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 윤호진 예술감독 "이순신 '칼의 노래' 준비중..100년 이어지길"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4 19:04

수정 2025.02.04 19:04

김훈 작가 '칼의 노래' 각색중이라고 밝혀
뮤지컬 '명성황후' 예술감독 윤호진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언론시연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예술감독 윤호진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언론시연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차기작으로 이순신 장군의 '칼의 노래'를 무대화한다.

윤 예술감독은 4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명성황후’ 프레스콜과 이어진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명성황후’ ‘영웅’에 이어 역사 3부작으로 이순신 장군의 고뇌를 그린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 ‘칼의 노래’를 각색 중이라고 밝혔다.

77세인 그는 "'칼의 노래'가 내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내후년 개막을 목표로 작업중"이라고 부연했다.

국내 최초 초대형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는 지난달 21일 명성황후가 살해된 경복궁 옆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0주년 기념공연의 막이 올랐다.

이 작품은 을미사변 100주년이던 지난 1995년 초연됐다.

인기 소설가 이문열이 쓴 희곡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히트곡 메이커 김희갑 작곡가·양인자 작사가 부부가 작업한 첫 뮤지컬로 화제를 모았다.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1997년 아시아 뮤지컬로는 최초로 본고장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2007년엔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최초로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넘겼다.

윤 예술감독은 “내가 낳아서가 아니라 정말 금쪽같은 존재”라며 “초연할 때는 어떻게든 무대에 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었다. 이렇게 30년까지 이어질지 몰랐다. 10년을 넘길 땐 그저 잘 키운 효녀 같은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런 효녀가 지금은 관객 200만명에 2000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출연 배우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30년간 공연이 이어진 비결로 “역사의 교훈과 재미, 보편성”을 꼽았다.

윤홍선 프로듀서는 “같은 무대 같은 구성으로 공연을 올린 적이 없다”며 “매 시즌 변화하고 거듭나면서 더 큰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인 2015년 20주년 기념공연을 하면서 거제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조선업이 침체되면서 현지에 ‘거제여 일어나라'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조선업 종사자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위로를 안고 간 기억이 있다”며 “피날레 넘버 '백성이여, 일어나라'처럼 이번에도 우리 공연을 보고 위로와 감동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라의 소중함 다음 세대에 전달되길"

30주년 기념 공연은 ‘2025년 현재’라는 글씨가 적힌 영상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1945년 뉴스 자료를 거쳐 1896년 명성황후 살해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히로시마 법정에서 시작됐다. 가해자들이 증거불충분으로 전원 석방된 해당 재판 장소가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였다는 점이 의미심장했다.

특히 긴장감이 감돌고 을미사변을 재현한 대목에선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명성황후와 궁인들이 혼백이 돼 부르는 대표곡 '백성이여, 일어나라'는 압도적이다.

윤 예술감독은 "브로드웨이 진출 당시 역사의 아픈 부분을 예술로 승화한 게 대단하다는 평가를 들었다"며 "기획 초기부터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았다. 1990년대 초 마침 민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역사극으로 관객들에게 교훈을 전달하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줄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돌이켰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면서 지난 연말부터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혼란한 상황이다.

윤 예술감독은 이러한 시국에 ‘명성황후’를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었냐는 물음에 “한발 나가면 자주와 독립이라는 가사처럼 나라의 소중함이 다음 세대에게 크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흥행을 떠나서, 공연을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명성황후’ ‘영웅’에 이어 ‘칼의 노래’를 준비 중이다. 큰 꿈을 안고 작업 중”이라고 부연했다. 또 "'명성황후'를 더 발전시켜서 100년, 200년 갈 수 있는 우리나라 레전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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