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작년 매출 5589억
TC본더 호조에 창사 최대 실적
주성엔지니어링 영업익 226%↑
美관세에 반도체 수출 위축 우려
업계, 거래처 늘리고 라인업 강화
TC본더 호조에 창사 최대 실적
주성엔지니어링 영업익 226%↑
美관세에 반도체 수출 위축 우려
업계, 거래처 늘리고 라인업 강화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잇달아 깜짝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전방산업 대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변수가 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등을 앞세워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5589억원, 영업이익 2554억원이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이다.
한미반도체가 기록적인 실적을 일군 것은 HBM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TC본더' 판매가 활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C본더는 열을 이용해 메모리반도체를 위아래로 정밀하게 붙이는 기능을 한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를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에 납품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TC본더 등 반도체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8만9530㎡ 규모로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라며 "이를 통해 TC본더를 비롯해 반도체 유리기판 'MSVP' 장비, 모바일용 'EMI' 쉴드 장비 등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도 기록적인 호실적을 공개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보다 44% 늘어난 4094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226% 증가한 943억원이었다. 이익률은 23%에 달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실적 개선은 반도체 장비 매출 증가와 함께 고부가가치 장비 판매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정밀하게 입히는 증착장비에 주력한다. 이 장비를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한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특히 차세대 반도체 공정 장비를 앞세워 고수익 장비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파크시스템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1% 늘어난 175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384억원이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이었다. 이익률은 22%였다.
파크시스템스는 사물을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자현미경 사업에 주력한다. 특히 원자현미경은 반도체 회로선폭이 ㎚ 단위로 미세화하면서 국내외 유수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반도체 검사를 위해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함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등장에 따라 원자현미경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도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거래처 확대와 함께 장비 라인업 늘리기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올해 예상 매출액을 1조2000억원으로 설정, 사상 처음 1조원 이상 실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인한 관세 인상, 자국 산업 보호정책 등 영향으로 한국산 반도체 수출이 위축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해외 거래처 확대를 비롯해 장비 라인업 강화를 통해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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