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6%포인트(p)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2월 2.1%로 잡았지만 1.5%로 대폭 내렸다. 대부분의 OECD 국가의 성장률을 낮췄지만 한국의 조정폭은 크다.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하향 조정폭이 3번째다. G20국가 평균 하향조정폭(0.2%p)의 3배다.
한국, 올 1.5% 성장 그친다
17일 OECD가 발표한 중간경제 전망의 제목은 '불확실성 헤쳐 나가기'다. 올해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았다.
OECD는 올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기존(2024년 12월) 전망치인 3.3%보다 0.2%p 낮춘 3.1%로 잡았다. 주요 20개국(G20) 전망도 3.3%에서 3.1%로 하향했다.
OECD 회원국 중 상향 조정 국가는 스페인(상향조정 폭, 0.3%p), 튀르키예(0.5%p), 아르헨티나(2.1%p), 중국(0.1%p) 등이었다. 미국은 0.2%p 하향한 2.2%, 일본은 0.4%p 내린 1.1%로 전망했다.
OECD는 "높아진 무역장벽과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 증가 동반되면서 향후 세계경제 성장은 완만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목되는 국가는 캐나다, 멕시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오는 4월2일까지 유예한 상황이다.
OECD는 이같은 상황을 중간 경제전망에 반영했다. 캐나다, 멕시코는 무역개방도가 높고 미국과의 무역비중도 높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멕시코는 지난 12월 대비 올 성장률 전망치를 2.5%p 낮춘 -1.3%, 캐나다는 1.3%p 내린 0.7%로 조정했다.
"무역장벽 확대"…韓경제 '타격'
OECD 전망치는 정부가 예상하는 1.8% 성장률보다 낮다. 정부 전망은 지난해 12월말 제시됐다. 3개월여만에 글로벌 경제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수정전망치인 1.6%보다 낮고 한국은행과는 전망치가 같다.
OECD는 한국경제의 하방요인으로 무역장벽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분절화,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통화정책 제약·금융시장 변동성, 국방비 등 지출에 따른 장기적 재정압박 우려를 꼽았다.
관세를 매개로 하는 무역장벽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수입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지난 12일부터 발효했다. 수입 철강에 예외를 두지 않고 25% 관세를 부과하고, 알루미늄은 기존 10%의 관세를 25%로 상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2일부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약 25%의 품목별 관세와 함께 상대국의 관세율 및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고려한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OECD는 한국에 대해 인플레이션 경계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게 되면 물가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장벽 확대 방지를 위해 정치·외교적 노력을 병행하고 공급망 다변화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 노력도 조언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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