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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보유 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는 개인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반대매매 규모가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규모는 한달여만이다. 레버리지를 감행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줄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높아진 증시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은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가 진행된 금액은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 31일 1.3%로 지난해 11월 15일(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결제(미수거래)한 후 2거래일 뒤인 결제일까지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투자자가 빌린 신용융자의 결제일이 도래하면 위탁매매 미수금으로 집계되고, 결제일 당일에도 이를 갚지 못하면 다음날 반대매매에 넘겨진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거래하기 때문에 투자자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매매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급락하거나 투자자가 과도한 신용을 일으켜 투자를 할 때 늘어난다. 연초 견조한 주가지수 상승세에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반대매매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별 반대매매 금액 평균은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루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 1월 45억9683만원에서 2월에는 52억4685만원, 3월에는 62억7305만원까지 불어나고 있다. 해당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1월 4.91%, 2월 0.61%, 3월 -2.04%였다. 코스닥은 1월 7.39%, 2월 2.15%, 3월 -9.56%로 증시 약세와 맞물려 반대매매 규모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빚투' 지표로 언급되는 신용거래 융자 규모는 줄고 있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는 상환일 90여일로 미수거래보다 상환기간이 길다. 이 규모는 지난 3월 31일 17조5939억원으로 전월 말(18조2231억원) 대비 3.50% 감소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2.89% 줄어드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4.35% 더 크게 줄었다.
다만 이 기간 신용융자가 늘어난 종목을 살펴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311억2000만원), 한국항공우주(245억2200만원), 두산(230억7700만원), 한화오션(210억12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3억35000만원) 등 방산·조선 업종,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555억4600만원), JYP Ent.(204억3200만원), 고영(101억4200만원), 태성(78억1300만원), 켐트로닉스(75억4500만원) 등 바이오·유리기판주 위주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종목이나 테마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며 "증시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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