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채권

'트럼프 관세 폭탄' 국고채 3년물 2.405%...3년만에 최저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06:03

수정 2025.04.08 09:06

외국인 이틀간 국채 선물 10조원 순매수
[뉴욕=AP/뉴시스]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안전자산으로의 도피를 촉발시키면서 미 재무부 채권 금리가 7일 또다시 하락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2025.04.07. /사진=뉴시스
[뉴욕=AP/뉴시스]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안전자산으로의 도피를 촉발시키면서 미 재무부 채권 금리가 7일 또다시 하락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2025.04.0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시장 불안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자산으로 자금이 급하게 몰린 결과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연 2.405%, 3년 만에 최저치..."고율 관세 정책, 불확실성 확대 트리거"
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일 연 2.405%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월 23일(연 2.426%) 이후 약 3년여만의 최저치이다. 트럼프 관세 여파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2일~7일 총 3거래일 동안 17.9bp(1bp=0.01%p) 하락했다.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는 연 2.767%에서 연 2.648%로 11.9bp 내려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해방의 날' 연설에서 발표한 고율 관세 정책의 영향이 결정적 영향으로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연설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해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중국과 대만을 대상으로 각각 34%, 32%의 고율 보복성 상호 관세를 추가 적용했고, 한국에 대해서도 25%의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 수준을 상회하는 강경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황지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을 크게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10년물 금리는 위험자산 강세에 힘입어 4.8%까지 상승했으나 이달 초 3.8%에 근접해 가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와 강한 동조화를 이루는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 역시 하락세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폭탄 관세는 '국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 재료'가 됐다. 황지연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은 미국 채권 시장에 금리 변동성 확대의 주요 트리거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주요 교역국들의 외교적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지속 가능성,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 따라 미국 장기금리 경로는 추가적인 조정 압력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만 등 주요 교역국들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강경하게 보복 관세를 단행하고 그에 따라 글로벌 무역 마찰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고위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미국 10년물 금리는 올해 연 3.7~연 4.0%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시장 전반은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국내 및 금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달러 강세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 일부분이 철회되거나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 협상 국면이 조기에 형성되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경우를 완화시카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시장은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금리 하락세, 외국인 국채 선물 이틀간 10조원 순매수"
이러한 채권 금리 하락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게 채권 시장의 전망이다. 채권 시장은 국내 채권 (가격) 강세(금리 하락)가 5월 금통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과 물가에 대한 기대치가 더 낮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이미 크게 낮아졌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5% 수준이며 주요 IB에서는 1.2%까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전망치는 올해 물가흐름과 환율 등을 고려하면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서 "5월 금통위는 5월 29일로 조기 대선일로 예상되는 6월 3일(잠정일)과 매우 가깝다"면서 "최근의 미국 상호관세부과에 따라 한국도 수출 타격이 예상되는데, 대선 시점까지 고려하면 금리 인하가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향후 채권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채권 금리 하락)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들은 이틀 동안 국채 선물을 10조원 넘게 사들였다. 지난 4일 하루에만 6조6105억원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7일에도 3조557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1일~7일까지 외국인들이 사들인 원화채 선물은 18조5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3월 약 6조9000억원어치 순매도세를 보였던 분위기와는 대조된다.

향후 국채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 매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채권 가격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세다. 지난 7일 기준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은 45.5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0월26일 46.08 이래 최고치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