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비스타 사저, 아파트 특성상 경호 취약한 환경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가 관저에서 빨리 나가고 싶어 경호처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호처 사정에 밝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 "(김 여사가) 대책 없이 '빨리 (아크로비스타로) 가겠다고 해 경호처 간부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더라"며 이같이 전했다.
박 전 행정관은 “무조건 (직원들을) 쫀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불만이 커진 직원들이 밖에서 이상한 말까지 하고 다니는데 참담해서 방송에서 말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사저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로 가고 싶어 하지만, 아파트 특성상 경호에 취약해 어려움이 많다는 게 박 전 행정관의 설명이다.
박 전 행정관은 “전직 대통령 사저에는 한 울타리 안에 대통령이 머무는 곳과 경호동이 같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머무는 곳에 경호원의 대기 장소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면서 “폐쇄회로(CC)TV도 독립적으로 관제가 돼야 하고 경호CP(경호작전지휘소)도 설치해야 하는데 아파트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전직 대통령 경호를 위해 경호원은 6명 1조로 3교대 근무를 해야 하고 교대 인원이 대기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대통령 관저 수리 문제로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할 때 경호CP를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에 뒀다.
박 전 행정관은 "이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주민들이 양해를 해줬다"면서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당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더 이상 특별 경호를 위해 불편을 감수해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행정관은 또 사저 밖으로 잘 안 나오는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산책 등 동네를 잘 돌아다니는 특성이 있고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점, 김건희 여사 역시 재판받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 부부 경호가 더욱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경호처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경호처에 근무한 사실이 없으며, 30여년전 서울청 101단에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박관천이 언급한 경호관련사항은 모두 현재 대통령경호처의 경호시스템과는 무관하며 사실과도 전혀 다른 본인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한남동 관저에 머물고 있다. 신변 정리와 사저 정리, 경호처의 경호 계획 수립 등을 고려하면 퇴거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최대 10년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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