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90일 유예에 일단 안도
대응 방안 모색 등 시장 예의주시
품목 다변화·원가 절감 등 총동원
관세 TF 만들고 美생산기지 속도
"새 정부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대응 방안 모색 등 시장 예의주시
품목 다변화·원가 절감 등 총동원
관세 TF 만들고 美생산기지 속도
"새 정부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면서 K푸드·뷰티·패션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단, 이들 업계는 당장의 관세 부담에서 벗어난 분위기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관세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해 수출 물량 가격을 포함한 대응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뷰티업계는 한시적이긴 하지만 90일간의 유예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해외 생산시설이 없어 국내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해 수출하는 삼양식품은 현재 수출 전량을 경남 밀양공장에서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연결기준 지난해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65% 증가한 1조3359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관세 부과 후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마진(이윤)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당장 한시름 놨고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의 특성상 정책이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수출 품목 다변화, 미국 내 유통망 확대, 물류 효율화, 원가 절감 등 모든 경영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치 수출 1위 기업인 대상 역시 관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상은 국내산 김치 해외 수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는 로스앤젤레스(LA)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2023년 미국 현지 회사인 럭키푸즈를 인수해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관세 정책도 변화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관세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당장 가격 인상 등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미국 현지 생산 공장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입장이다. 다만, 식품업계는 90일 유예기간 동안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를 유예한 90일 뒤면 새정부 출범 이후라는 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뷰티·패션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업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의 경우 직접 수출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미국 관세 변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한국 콜마는 미국 생산 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1공장은 현재 가동 중이고 상반기 완공 예정인 미국 2공장을 활용해 관세 조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에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까진 미국 관세 영향에 따른 가격인상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미국간 협상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아직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병선 건국대 명예교수는 "미국의 구조 자체가 달러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저렴한 물품을 수입하는데 의존하는 경제였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전반적인 생활 물가 인상은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정상희 이환주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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