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고수익 오퍼튜니스틱 전략 및 종목 중심 접근법 강조
미디어·통신·부동산·에너지 등 분산이 큰 섹터 주목
미디어·통신·부동산·에너지 등 분산이 큰 섹터 주목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맨그룹(Man Group)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장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하이일드 시장의 분산(투자 수익률의 범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발표로 미국 CCC 등급 회사채 등 하이일드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15일 맨그룹은 관세와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며, 특히 자동차 등 공급망이 복잡한 산업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일부 관세 정책의 영향이 환율에 반영되었으나, 전반적인 파급효과는 여전히 불규칙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이크 스캇(Mike Scott) 맨그룹 하이일드 및 신용 부문 총괄은 “맨그룹은 하이일드 시장에서 ‘오퍼튜니스틱(고위험·고수익) 전략’과 ‘종목 중심의 접근법’을 취하고 있고, 이는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 더욱 적합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스캇 총괄은 “지난주 전까지 하이일드 시장 밸류에이션은 매우 높은 상태였으나, 세부적으로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했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시나리오만 반영했던 미국 시장에서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는 근래 가장 좁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미국 정부의 ‘해방의 날’ 선언으로 시장은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맨그룹은 최근 12개월간 부동산, 금융 등 섹터에서 수익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분산이 커진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스캇 총괄은 “섹터 내 스프레드가 가장 큰 종목과 스프레드가 가장 좁은 종목 간의 격차를 반영하는 분산을 활용하면 시장이 개별 기업의 미래 신용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디어, 통신, 부동산, 에너지 등 분산이 큰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레저, 자동차, 소비재 등 일부 경기민감 섹터는 좁은 밸류에이션 스프레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이일드 시장의 펀더멘털과 관련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가장 견고한 수준”이라며, “복잡한 고위험 대출 상당수가 레버리지 대출 및 사모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하이일드 시장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스캇 총괄은 “이러한 변화로 하이일드 시장의 펀더멘털이 개선됐지만, 레버리지 대출 및 사모 신용 시장에는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존 채권 투자자에게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대출 조건을 개선하는 등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는 구조화 역량이 필요한 영역으로 모든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는 없다”며 “문제가 있는 일부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대출 만기와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리파이낸싱 문제는 심화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이러한 환경은 특정 자산군의 변동성을 높이고 분산을 확대하기 때문에 오퍼튜니스틱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은행, 금융사 등 금융 섹터 중심의 크로스보더 거래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산하 자산운용사의 보험사 산하 운용사 인수 등의 인수합병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며, 이는 채권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맨그룹은 미 행정부의 ‘해방의 날’ 선언으로 인해 CCC 등급의 회사채 등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높은 레버리지 채권 발행은 글로벌 경제의 건전성과 리스크 선호도를 보여주는데, 미국 CCC 등급 채권 매도세가 거세지는 등 하이일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맨그룹은 최근 하이일드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지난 2년 동안 미국 CCC 등급 채권이 동일 등급의 유럽채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시장이 미국 경제와 정치적 안정성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스캇 총괄은 “향후 12~24개월 동안 금융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내 분산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격 왜곡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라고 부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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