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고위급 대표가 올해 초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해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가 2차 무역분쟁과 국채전쟁으로 확산될 조짐 가운데 나온 공감대 형성이어서 주목된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 구매 등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1차 무역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했고 중국은 이행거부 가능성을 거론하며 맞서왔다.
8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통과에서 미중 경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논의했다. CCTV는 "양측은 거시경제와 공공 위생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행에 유리한 분위기와 조건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1단계 무역합의가 적극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대표가 통화한 것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공황)으로 미중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입은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중은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 18개월 만인 지난 1월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대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합의의 골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약속 불이행이 이뤄지면 1차 무역합의를 파기하고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2차 무역분쟁 확산 전운이 감지됐다. 당시 중국이 약속한 것은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 4개 부문에서 2000억달러(약 245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을 향후 2년 동안 구매하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관변 학자들을 중심으로 1차 무역합의 자체의 파기를 검토할 수 있다면서 맞대응했다. 이후에도 미중 양국은 국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원지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미중 무역대표의 공감대 형성이 복잡하게 얽힌 미중 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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