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제트도 대규모 감원에 동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항공은 경영·지원 부서 1만7000명의 30%를 감원하기로 했다. 전체 직원 13만여명 가운데 5100명이 해고된다.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시작하되 앞으로 2주간 지원자가 충분치 않으면 비자발적인 감원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메리칸은 대형 항공사 가운데 부채 규모가 가장 큰 항공사로 파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항공사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 2위 항공사 델타는 조종사와 승무원도 대상에 포함했다. 전체 직원 9만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델타 최고경영자(CEO) 에드 배스티언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델타가 앞으로 2년 동안 얼마나 작아질 필요가 있는지를 스스로 묻곤 한다"면서 "사실은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직무 기능을 확장하고, 이전에는 외주를 줬던 업무도 사내화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항공 수요에 맞는 인력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 CEO 엘리스 에버웨인도 "아메리칸은 더 적은 노선에 더 적은 항공편으로 움직이는 더 작은 항공사가 될 것"이라면서 "미래에 추가 임시해고 없이 적정 규모의 일선 팀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보유 항공기 대부분이 격납고에 들어가 있는 아메리칸과 델타는 이미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무급휴가에 나선데 이어 본격적인 감원 칼을 빼어들었다. 현재 델타 직원 가운데 약 44%가 무급휴직 상태이고, 아메리칸 항공 직원 29%는 무급휴직 상태이거나 조기 은퇴했다.
정부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이들 항공사는 10월 1일 이전에는 감원을 할 수 없다.
항공사들은 감원을 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보수를 지급해 규제를 피할 방침이다.
아메리칸은 7월 중 대상 경영진과 지원부서 직원들에게 해고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규제를 피하기 위해 9월 30일까지는 이들에게 정상적인 급여와 복지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메리칸은 3·4분기까지 현 수준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정부의 무상 구제자금과 저금리 대출 등 모두 58억달러를 지원받았고, 델타는 54억달러를 받았다.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제트도 전직원의 최대 30%를 감원하기로 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지제트는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여객 수요 급감에 따라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게 된다.
이지제트는 성명에서 감원 논의를 곧 시작할 것이라면서 감원과 함께 항공기 숫자도 줄이고, 항공 노선을 감축하며 더 효과적인 업무방식도 탐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지제트 직원 규모는 1만5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최대 45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존 런드그렌 이지제트 CEO도 회사 덩치 줄이기가 감원 목표라면서 "비용절감과 모든 수준의 비핵심 지출 감축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지제트는 지난주 다음달 15일부터 운항을 재개하지만 주로 영국과 프랑스 노선에 집중하며 항공편수도 이전보다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여름 성수기 항공편수의 30%만 운항하기로 했다.
이지제트는 2023년까지는 지난해 수준의 항공운항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500억달러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미 항공사들은 지원 조건에 따라 감원은 하지 못했지만 근무시간 단축을 통해 실제로는 급여를 삭감해 비판을 받아왔다.
감원 제한에서 벗어난 항공사들은 이미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달초 경영·관리직 3400명 감원과 함께 조종사 조직개편 계획을 공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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