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웹3.0' 이 뭐길래....실리콘밸리 거물들 '설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6 15:13

수정 2021.12.26 15:13

잭 도시의 비판 "웹3.0 VC가 이미 장악"
분산형 인터넷 지향하는 웹3.0 가치 위배
웹2.0 아버지 "실제 변화 위해 노력" 지적도
[파이낸셜뉴스] 올 하반기 새로운 투자테마로 주목받은 '웹3.0'을 둘러싸고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설전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자산 옹호론자인 잭 도시 블록 CEO(최고경영자)가 벤처캐피탈들의 집중투자가 웹3.0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를 훼손하고 있다며 연일 저격한 것이 시초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잭 도시와 유사한 주장을 펼쳐왔다.

이번 논쟁에 벤처캐피탈은 물론 실리콘밸리 IT(정보기술)기업 주요 인사들도 참여하며 블록체인과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전개됐다. 웹3.0이 현실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잭 도시 "웹3.0 VC가 이미 장악"
올 하반기 새로운 투자테마로 주목받은 '웹3.0'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가상자산 옹호론자인 잭 도시 블록 CEO(최고경영자)가 벤처캐피탈들의 집중투자가 웹3.0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를 훼손하고 있다며 연일 저격한 것이 시초였다. /사진=뉴스1
올 하반기 새로운 투자테마로 주목받은 '웹3.0'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가상자산 옹호론자인 잭 도시 블록 CEO(최고경영자)가 벤처캐피탈들의 집중투자가 웹3.0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를 훼손하고 있다며 연일 저격한 것이 시초였다. /사진=뉴스1

26일 업계에 따르면, 잭 도시는 최근 트위터에 "당신은 웹3.0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벤처캐피탈(VC)과 그들에게 돈을 대는 기관투자자가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웹3.0은) 결코 그들의 이해관계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이라며 "(웹3.0은) 이름표만 다르게 가지고 있는 궁극적으로 중앙화된 실체"라고 비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산화된 앱을 지향한다는 웹3.0의 기본정신이 벤처캐피탈 때문에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잭 도시의 트위터 팔로어는 600만명에 달한다.

잭 도시는 웹3.0에 주도적 영향력을 미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로 a16z(안데르센 호로위츠)를 지목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잭 도시의 트윗을 전하면서 그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포함해 웹3.0의 기초로 여겨지는 많은 주제를 옹호해왔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웹3.0 지지자들을 비꼬는 듯한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최근 트위터에 "웹3.0이 진짜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웹3.0은 지금 당장은 현실보다는 마케팅 유행어처럼 보인다"고 쓰기도 했다.

"분산형 인터넷 지향 웹3.0 정신 위배했다"

웹3.0은 아직 모호한 개념이지만 최근 가상자산 투자테마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웹2.0 시대의 아이콘인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등 거대 IT기업들이 인터넷을 통제하고 광고주에게 사용자 정보를 판매해온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잭 도시는 최근 트위터에 "당신은 웹3.0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벤처캐피탈과 그들에게 돈을 대는 기관투자자가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사진=fnDB
잭 도시는 최근 트위터에 "당신은 웹3.0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벤처캐피탈과 그들에게 돈을 대는 기관투자자가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사진=fnDB

웹3.0시대에는 블록체인과 관련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금융이나 사용자가 콘텐츠를 더 많이 제어할 수 있는 대체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웹 3.0 주창자들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산시켜 해킹에서 자유롭게 하고 데이터의 소유권을 플랫폼에서 개인으로 전환해 사용자에게 더 많은 인터넷 자유를 제공하자고 주장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종속된 이용자가 아닌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웹2.0 아버지 "실제 변화 위해 노력" 지적도

실리콘밸리 인사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잭 도시가 비판한 a16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웹3.0에서는 모든 코드와 데이터, 소유권이 오픈소스"라며 "그것을 읽고 스스로 결정하라. 벤처캐피탈들은 거의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잭 도시가 비판한 a16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웹3.0에서는 모든 코드와 데이터, 소유권이 오픈소스"라며 "그것을 읽고 스스로 결정하라. 벤처캐피탈들은 거의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시스
잭 도시가 비판한 a16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웹3.0에서는 모든 코드와 데이터, 소유권이 오픈소스"라며 "그것을 읽고 스스로 결정하라. 벤처캐피탈들은 거의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시스

초기 비트코인 옹호자인 에릭 부르히스 쉐이프시프트 CEO 역시 "벤처캐피탈이 일부를 소유하기 때문에 웹3.0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벤처캐피탈이 일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웹2.0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팀 오라일리도 최근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논쟁에 참여하며 웹3.0이 실제 현실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3.0 시대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탄생을 예고한다면 웹3.0을 진정한 부의 증대를 위한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단지 일찍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웹3.0이 가져올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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