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빈곤 포르노'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사과를 요구하자 "절대 못한다"고 선을 확실히 그었다.
사전에 있는 말이고 학술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용어를 이용했을 뿐이라는 장 최고는 다만 "김건희 여사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장 최고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1일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현지 병원, 12일엔 심장병 수술을 받은 현지 아동의 집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빈곤 포르노 촬영'이라고 비판했다가 여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한 혹은 비판한 대가가 이런 건가 싶다"고 했다.
장 최고는 "빈곤 포르노는 사전에도, 논문에도 나오는 용어"라며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소설, 영화, 사진,그림 등을 통틀어 이루는 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용어를 문제 삼는 것인지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 때문인지 그 부분을 좀 명확히 해 달라"며 여권에 역주문한 뒤 "어려운, 아픔과 고통, 가난을 우리가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이 장경태 최고위원 사과,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국회 윤리위에 제소까지 했다. 사과, 사퇴 요구에 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건희 여사가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만약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저도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제3자들이 자꾸 본인들이 불쾌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제소 요건에 성립하지 않는다"라며 여당 움직임을 받아쳤다.
그러면서 "단어 자체가 충분히 사전적 또 여러 학술적 용어이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이 제소 요건이었다면 절대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곤포르노는 모금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말한다.
장경태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에서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격앙, 사과와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영부인 스토킹(과잉접근행위) 정당이냐, 완전히 국가이성을 상실한 채 자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정당을 누가 공당으로 인정하겠나"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빈곤포르노 표현 자체가 인격 모욕적으고 반여성적"이라며 "장경태 최고위원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민주당은 조속히 징계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16일자로 장 최고위원을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등으로 윤리위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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