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캐나다 연구진, 무선 웨어러블 기기 개발
40×20×8㎜ 실리콘 케이스에 메모리 마이크 등 집적
폐·심장·십이지장 등 몸 속의 소리 감지해 청진기 대체
40×20×8㎜ 실리콘 케이스에 메모리 마이크 등 집적
폐·심장·십이지장 등 몸 속의 소리 감지해 청진기 대체

[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 연구진이 몸 속 소리를 지속적으로 감지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 청진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의사 검진때나 측정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피부에 부드럽게 부착해 몸 속 모든 영역의 소리를 무선으로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한양대 오세용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재영 교수, 캐나다 맥길대 위삼 샬리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무선 웨어러블 청진기를 17일(한국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손가락 크기의 무선기기
연구진에 따르면, 이 웨어러블 기기는 임상 수준의 정확성으로 작동했으며, 연구나 임상치료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이 기기는 길이 40㎜, 너비 20㎜, 두께 8㎜ 정도의 부드러운 실리콘 케이스로 쌓여있다.
노스웨스턴 메디슨의 흉부외과 의사이자 성인 대상의 임상 연구를 진행한 안킷 바랏 박사는 "이 기기은 동시에 폐와 심장 등 여러 영역을 듣고 비교할 수 있다"며 "이는 고도로 훈련된 13명의 의사가 청진기로 폐의 여러 영역을 듣는 것과 같고, 심장에 동기화돼 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폐·심장 부위 신호 추출해 분석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은 사망 원인의 1위와 3위에 해당한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에서만 이 질환으로 80만명이 사망했다.
안킷 바랏 박사는 "의사들은 종종 폐의 특정 부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 무선 센서로 폐의 다양한 부위를 캡처하고 각 부위의 성능 및 서로 대비한 각 부위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 35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에게 이 기기를 시험했다. 이 기기로 다양한 위치에서 동시에 폐소리와 신체 움직임 신호를 추출해 폐 상태를 분석해냈다.
폐는 여러 종류의 소리를 낸다. 삐걱거리는 소리, 헐렁헐렁한 소리, 파도치는 소리, 울리는 소리 등이다. 바랏 박사는 "이 미세한 소리를 실시간으로 계속 모니터링함으로써 폐 건강이 나아지거나 악화되는지 판단하고, 환자가 특정 약물이나 치료에 어떻게 응답하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렁주렁 달린 줄에서 해방
이 기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아기들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병상 모니터에 연결된 다양한 센서와 선, 케이블에서 해방시켰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5년 이내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폐기와 위장관 문제다. 특히 위장관 문제는 소리가 줄어드는 장기 소리와 함께 나타난다. 이는 소화 문제, 장 운동성 이상 및 잠재적 폐쇄의 조기 경고 신호다.
캐나다 몬트리올 어린이 병원과 미국 시카고 앤 로버트 H. 루리 어린이 병원에서는 이 소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했다. 루리 어린이 병원의 데브라 E. 위즈-메이어 박사는 "많은 아기들은 청진기보다 작아 기술적으로 감시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기기로 아기를 방해하지 않고도 계속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