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승준 승소 판결 확정
법무부, 입국금지 해제는 아직
법무부, 입국금지 해제는 아직
[파이낸셜뉴스]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가수 유승준(47·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가 재외동포 자격으로 21년만에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0일 유씨가 제기한 여권·사증발급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유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기각은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유씨는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이후 2015년 재외동포비자(F-4) 발급을 거부하는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20년 3월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유승준은 2020년 10월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2차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1심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2010년 개정된 구재외동포법 ‘병역규정’을 적용해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유씨가 만 38세를 넘었다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봤다.
LA총영사관 측은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유승준이 대법원에서 승소함에 따라 정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고 유승준이 재차 비자를 신청할 경우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LA총영사관이 병역 기피가 아닌 다른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자를 발급받더라도 법무부가 입국 금지를 유지하면 유승준은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 유승준은 병무청의 요청으로 입국 금지된 상태다.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법무부 장관은 국익, 공공 안전,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같은 법 시행령 14조는 ‘입국 금지를 요청한 기관의 장은 그 사유가 소멸한 때에는 지체 없이 법무부 장관에게 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정한다.
정부가 대법원판결을 받아들여 비자를 발급하고 입국 금지를 해제하면 유승준은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이날 MBC에 따르면 유씨 측 변호인은 “아직 한국 입국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유씨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SNS에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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