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법안처리 위해 머리 맞대
매주 화요일 정기 모임, 결실 맺기를
매주 화요일 정기 모임, 결실 맺기를
여야가 6일 '2+2 협의체'를 열어 민생법안 처리 논의를 시작했다. 두 정당 정책위 의장과 원내 수석부대표의 첫 만남인데, 비록 상견례 수준이었다고는 하지만 민생과 경제에 관련된 법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여야는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종료 시기를 정하지 않고 모든 민생법안을 논의의 장에 올려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오는 12일 열릴 2차 회의에선 각 당에서 처리하고자 하는 10개 법안을 가져와 의제로 상정하기로 했다. 이 협의체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이번 국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21대 국회의 마지막 회기로 임시국회가 추가로 열려도 연말이면 끝난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매우 촉박한 시간인데 그나마 야당이 제의를 받아들여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회기가 끝나면 중요한 민생법안들이 논의도 못해 보고 사실상 사장(死藏)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야의 정쟁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주요 법안은 한둘이 아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고준위방폐물관리특별법, 은행법 개정안, 소상공인3법 등으로 하나하나가 국민 생활과 기업 경영, 국정 운영에서 꼭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다.
이 중요한 법안들을, 특히 야당은 온갖 구실과 핑계, 이유를 내세우며 처리를 미루고 정쟁의 도구로 삼아왔다. 예를 들면 고준위방폐물관리특별법이 그렇다. 원전 폐기물 저장소를 짓지 않으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할 만큼 중차대한 법안인데, 야당은 탈원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떼를 쓰며 여당과 원전업계의 애를 태웠다.
그런 법안들은 특히 경제 분야에 많다. 한계기업이 날마다 늘어나고 쓰러지는 상황인데도 워크아웃과 순조로운 폐업을 지원하는 기촉법을 야당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구조조정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더욱 큰 위기를 부른다는 점에서 야당의 태도는 무책임하다.
단지 이 법안들만 화급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15일 중소기업계가 여야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요구한 창업투자조합의 코넥스시장 투자 촉진, 가업상속 공제율과 공제 확대 등 네 가지 분야 법안 통과도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빠뜨려서는 안 되는 숙원 법안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야당은 거부권 행사를 예상하면서도 '노란봉투법' 등의 처리에는 끝까지 매달려 정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가의 발전, 나아가 생존과 관련되어 꼭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야당이 모를 리 없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시작이 반이기도 하다. 여야는 국회 일정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번 협의체를 내실 있게 운영해 기업과 국민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법안을 처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그러지 못하고 이른바 '쌍특검'과 같은 정쟁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민생법안들을 폐기시킨다면 두고두고 직무를 유기했다는 비난을 들을 것이라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2+2 협의체의 역할과 책임은 어느 여야 협의체보다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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