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응급실서 순직할 지경…다 감방에 쳐 넣든지" 대학병원 교수의 '호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8 07:15

수정 2024.02.28 10:26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끝내주십시오"
SNS에 의료공백에 대한 업무 부담 호소
/사진=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SNS 갈무리
/사진=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 대학병원 교수가 "사직하기 전에 순직할 지경"이라며 의료공백의 육체적 힘겨움을 호소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어느 쪽이든 화끈하게 질러달라" 결단 촉구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라고 적었다.

그는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냐"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료공백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진 점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그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고 했다.

"환자 곁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뿐" 소신 밝혀

이어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더라"며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 한 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게는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라고 했다.


조 교수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 따름"이라며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이 8일째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지금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라는 건가"라며 조정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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