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소탕, 총책 등 4명 송환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5 09:00

수정 2024.08.25 09:00

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으로 속여 1511억 가로채
이준석 기자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와의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한 전화금융사기 총책 A씨와 B씨를 포함한 조직원 4명을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김○○파’라고 불리는 범죄단체의 조직원들로, 해당 범죄조직은 지난 2017년부터 중국 항저우 등지에서 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으로 속여 1511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되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923명에 이른다.

피의자 A씨와 B씨는 최근 중국 다롄으로 거점을 옮겨 전화금융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의 경우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범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검사 역할을 연기하고, 실제 검사의 사진을 입힌 가짜 공무원증, 구속영장 등을 피해자에게 제시하는 등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 D씨는 지난 2019년경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하던 중 피해금을 돌려달라고 호소한 피해자를 조롱해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심각해, 그동안 수사 관서인 충남지방경찰청(형사기동대)은 피의자 D씨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적해왔다.


이들 피의자가 송환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화금융사기 범죄단체를 척결하겠다는 한중 양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의지가 있었다.

지난 2020년부터 인터폴 적색수배된 이들 범죄단체 조직원을 지속해서 추적해 온 충남청은 지난 2022년 이들의 중국 내 소재지를 파악해 경찰청(국제협력관)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에 추적 단서를 공유하며 긴밀히 협의한 결과, 지난해 4월 중국 항저우에서 해당 범죄단체 조직원 8명이 일제 검거된 것을 포함, 같은 해 11월경까지 조직원 총 11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조직원 다수를 검거했음에도 중국 공안부는 잔존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을 멈추지 않았으며, 이를 통해 지난 3월 중순쯤 이들이 거주 중인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내 은신처를 발견, A씨~D씨를 포함한 한국인 조직원 총 29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대규모 검거가 이루어짐에 따라, 경찰청은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선양 대한민국 총영사관 다롄출장소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중국 공안부 및 다롄 공안과 피의자 29명에 대한 현지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협의했다. 이같이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전방위적인 공조를 진행해온 결과, 중국 내에서 형사 절차가 진행된 피의자 등을 제외한 18명에 대해 강제추방이 결정됐다. 이에 우리 경찰청은 총책 등 중요 피의자인 A씨~D씨에 대해 호송팀을 현지에 파견해 8.22.(목)~8.23.(금) 양일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해 올 수 있었다.

경찰청은 강제 송환해온 피의자 A씨~D씨에 대해 수사 관서인 충남경찰청(형사기동대)을 중심으로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나머지 피의자 14명에 대해서도 중국 공안부와 협의해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한일중 경찰협력회의 및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간 치안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과 검거를 피하고자 국외에서 범행하더라도, 해외 현지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로 반드시 검거된다고 인식하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해외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 및 검거를 전개하고, 말단 조직원부터 총책까지 발본색원해 우리 국민을 전화금융사기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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