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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X서 본 극장의 미래… 문제해결능력 중요해요"[K콘텐츠, 사람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4 18:06

수정 2025.02.25 08:40

CJ 4D 플렉스, 세계 최초로 개관
인간의 눈과 동일하게 재현한 기술
콘서트 실황 영화 등 콘텐츠 확장
"못만들 장르 없어… 극장의 미래"
CJ 4D플렉스 스크린X스튜디오의 정지원 PD(왼쪽)와 송두선 PD. CGV 제공
CJ 4D플렉스 스크린X스튜디오의 정지원 PD(왼쪽)와 송두선 PD. CGV 제공
"캐나다 영화판에서 새로운 무엇을 찾던 중 스크린X에 대해 알게 됐다. 그야말로 극장의 미래를 봤다." 지난 2023년 CJ 4D플렉스에 합류한 한국계 캐나다인 정지원 PD의 말이다.

지난달 CGV가 4면 스크린X 상영관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가운데 정 PD는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4면 스크린X는 인간의 눈과 동일하게 재현된다는 점에서 진화된 영화 포맷"이라며 "1년 반 전 입사 당시와 비교해도 기술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CJ 4D플렉스는 스크린X, 4DX 등 특별관을 운영한다.

지난해 말 기준 46개국 423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이중 스크린X는 2024년 글로벌 영화 시장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가운데 22% 성장했다.

4DX와 달리 스크린X는 좌우 영상을 별도 제작하기 때문에 본편 제작자, 감독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019년 합류, 지난해부터 오리지널 제작팀을 이끄는 송두선 PD는 스크린X의 성장에 전환점이 된 대표작으로 '보헤미안 랩소디'(2018) '탑건:매버릭' '아바타:물의 길'(이상 2022)을 꼽았다.

그는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덕에 스크린X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음악 콘텐츠와 좋은 궁합을 확인했다면 '탑건'은 톰 크루즈의 적극적인 참여로 스크린X가 창작자의 화면을 침범한다는 편견의 벽을 확실히 허물었다"고 평했다. 또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바타'는 스크린X로 못만들 장르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스크린X 최초 애니메이션 개봉작 '인투 더 월드'(2023)가 이룬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실사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촬영 소스가 없어 작업이 불가능한 장르로 통했다. 하지만 극장서 보는 영상보다 좀 더 여유있게 이미지를 작업한다는 사실에 주목,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을 설득하면서 장르 확대에 성공했다.

당시 지원업무를 맡았던 정 PD는 "일루미네이션 창작진들이 결과물을 보고 '우리가 알고 있던 영화가 새로 태어난 것 같다'며 흥분했다"며 "개봉 3달 전에 영화사를 직접 방문해 본편 아티스트와 소통하면서 영상 소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깊다"고 돌이켰다.

콘텐츠 역시 영화뿐 아니라 콘서트, 뮤지컬, 전시 등으로 확장 추세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공연 콘텐츠가 인기다.

송 PD는 "2020년 6월 개봉한 아이즈원 콘서트 영화를 계기로 성장의 변곡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2023년 방탄소년단 '옛투컴' 콘서트 영화는 128개국에서 350만명이 관람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콘서트(2023)는 국내를 넘어 해외 가수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 보이그룹 비퍼스터의 공연 영화는 고생 끝에 낙을 준 프로젝트다. 송 PD는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현지서 드림팀을 꾸리는 노하우를 터득했다”며 “역대 가장 도전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고 돌이켰다. “당시 도쿄로 실황 영화를 찍으러 한국 팀을 다 데려가기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었다. 저 포함 딱 3명이 현지에서 촬영팀과 장비 등을 직접 섭외해 드림팀을 꾸렸다”고 부연했다.

송 PD는 "지금은 린킨 파크 브라질 공연을 제작 중"이라며 "임영웅 콘서트 영화 등 극장에서 재현되는 팬덤문화를 보면서 공연 콘텐츠에서 극장의 미래를 본다"고 말했다.

4면 스크린X에 대한 관심도 커 지난 21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퇴마록’은 기획 단계부터 4면 스크린X로 작업했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 2편과 한국 영화 1편이 4면 스크린X 개봉을 확정한 상태다.

극장의 특수 포맷 종사자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정 PD는 “VFX기반 전공자고 외국어 능력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문제에 해결법을 찾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에서도 빠르게 배우는 성장추구형 캐릭터가 적합하다”고 답했다.

송 PD는 “업무 강도가 높기 때문에 신입이라면 이러한 업계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영상 전공자가 유리하고 경력자라면 영상업계 네트워크가 탄탄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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