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최근 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사인이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은 일가족 가장이 지인에게 빌려준 수억 원대 채무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신변을 비관하며 벌인 참극이라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11일) 고(故) A 씨(40대) 가족 3명 시신을 부검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인과 사망 시간이 확인되진 않은 상황"이라며 "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에 따라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보다 정확한 사인 및 사망 시간을 알 수 있는 정밀 부검 결과 통보까지는 통상 1∼2달이 소요된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A 씨는 지난 9일 오전 5시께 자신이 거주하는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재 아파트 25층에 올라가 투신해 사망했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 시신을 수습하고, 그의 신원을 파악해 하루 뒤인 전날(10일) 오전 11시께 주거지를 확인했다.
이때 경찰은 A 씨 아내인 40대 여성 B 씨와 중학생인 큰아들, 초등학생인 작은딸 등 3명이 주거지 안방에서 숨져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
현재까지 이들 시신에서는 목을 졸렸던 흔적이 나타났다. 반면 주변에는 불을 지필 때 쓰이는 도구가 이미 사용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동안 A 씨는 주거지에서 공부방을 운영해 왔으며, B 씨는 전업주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 씨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날인 지난 8일 지인에게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문자메시지에는 지인에게 빌려준 수억 원을 돌려받지 못해 한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경찰은 주변인 등 참고인 조사에서 A 씨가 지인에게 투자를 겸해 3억∼4억 원가량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A 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신변을 비관하며 가족들을 살해한 후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 시각이다.
우선 경찰은 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를 기다리며 구체적인 사건 전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지인과 채권·채무 관계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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