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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 첫 3000달러 돌파…”패닉 버튼 눌렸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5 04:51

수정 2025.03.15 04:51

[파이낸셜뉴스]
국제 금값이 1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 벽을 뚫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행보와 관세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안 거부,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P 뉴시스
국제 금값이 1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 벽을 뚫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행보와 관세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안 거부,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P 뉴시스

금 가격이 1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약 436만원)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 뒤 관세가 오락가락하는 등 정책 혼돈 양상이 빚어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300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를 찍은 뒤 상승폭 일부를 반납해 다시 3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영국 자산운용사 이블린파트너스의 제이슨 홀랜드 상무는 CNN비즈니스에 패닉 버튼이 눌러졌다고 말했다.

홀랜드 상무는 금이 ‘패닉 자산’이라면서 최근의 금 가격 상승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이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거래 시스템은 트럼프 행정부가 변덕스럽게, 그러면서도 공격적으로 관세와 보복을 시작하면서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금 가격 급등은 투자자들이 미 경제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여러 조짐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서머스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끄는 지도부를 신뢰하지 못할 때 뛰는 것이 금 가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주에도 관세 강행과 위협으로 불확실성을 높였다.

그는 12일에는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개시했고, 13일에는 유럽연합(EU)의 미 위스키 등에 대한 50% 보복관세에 맞서 EU 와인 등에 200%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은 무엇보다 손바닥 뒤집듯 하루가 멀다 하고 뒤집히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달부터 25%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가 하루 뒤 이를 한 달 유예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하며 정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고용, 투자 등을 멈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움츠러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금 값을 끌어올리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을 러시아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석든파이낸셜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빅토리아 쿠스작은 러시아가 이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다시 촉발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을 거부하고 우크라이나가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금 가격 장기 추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열 런던 자산운용의 트레버 그리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쳐들어 간 2022년부터 지금까지 금값이 약 60%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리덤은 “중국인민은행(PBOC)을 비롯해 각 중앙은행이 러시아 해외 자산 동결을 보고 외환 보유를 늘리는 대신 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금값 급등 배경으로 꼽힌다.

이블린파트너스의 홀랜드는 최근 달러 약세가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이외 지역의 구매자들에게 금은 더 매력적이 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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