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양배추, 무 가격이 1년 만에 100% 넘게 폭등하는 등 식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외식 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음식 가격을 조정하기 어려운 현실과 맞물려 식당 등 외식업 경영 환경은 한층 악화되고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가 외식 사업자 전용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에서 판매되는 식자재 8325개의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식자재 가격이 1년 전보다 평균 6.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식자재 중 66.5%(5535개)의 가격이 상승했고,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17.3%(1439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6.2%(1351개)는 변동이 없었다.
특히 주요 한식 재료인 채소류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양배추는 전년 대비 127.4% 올랐으며, 무도 124.2% 상승했다.
적채(69.7%), 미나리(47.5%), 배추(36.2%), 당근(28.6%), 우엉(25.4%), 쪽파(22.7%), 팽이버섯(18.9%) 등 한식 요리의 주재료나 밑반찬으로 많이 쓰이는 채소가 큰 폭으로 올랐다.
김 관련 제품 가격의 고공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생김은 지난해 2월 말 대비 99.8% 오른 가격에 거래됐고, 김가루(80.2%)와 김밥김(72.9%)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김 제품들은 지난해 4월 급등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김밥집 등 김을 많이 쓰는 외식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어류 및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어획량 감소로 인해 오징어 가격은 39.3% 올랐고, 고등어는 13.7% 상승했다. 국내산 김치(16.3%)와 수입산 김치(15.0%)도 동반 상승하며 외식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나마 외식업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쌀과 밀가루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식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음식 가격 인상은 제한적인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는 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마켓보로가 조사한 식자재 가격 상승률(6.1%)의 절반 수준이다.
외식업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폐업한 외식업체 수(2만7328개)가 개업한 업체 수(2만6472개)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식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외식업체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상품 가격 경쟁력을 갖춘 판매자 입점 확대 및 시세 정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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