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 지연에 시민사회 반발… '즉각 파면' 촉구
야5당·시민단체 총집결…10만명 규모 군집
야5당·시민단체 총집결…10만명 규모 군집

[파이낸셜뉴스]"기각되는 게 우려되긴 하지만, 기각되면 기각되는 대로 나와서 싸워야죠"
서울대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문모(20)씨는 친구 세 명과 함께 깃발을 들고 2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문 씨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이주째 밀리면서 더욱 강력한 액션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지연되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은 광화문 일대에 집결해 헌재의 즉각적인 판결을 촉구했다.
탄핵 찬성 측 시민단체인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3시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무대에 선 사회자가 '윤석열을 파면하라' '국민의힘을 해산하라'고 선창하자, 청중들은 "파면하라"며 구호를 따라 외쳤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은 오후 4시부터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고, 헌재에 신속한 선고를 거듭 요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5당 지도부도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대에 올라 "헌재는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당장 해야 한다"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헌법 수호 의무에 따라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단호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5시부터는 탄핵 찬성 시민단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같은 자리에서 16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헌재가 이상하고 요상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윤석열 탄핵 선고가 아닌 한덕수 총리 선고부터 하겠다는 게 너무나 웃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탄핵 찬성 집회는 안국역~경복궁역 일대에서 주최측 추산 10만명 규모로 진행됐다. 동십자각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으며, 참가자들은 바닥에 앉아 응원봉을 들고 독립군가·민중가요를 부르거나, 시위 대표곡인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주최 측과 경찰은 바닥에 안내선을 설치해 통행 불편을 최소화했다. 탄핵반대 집회 인원과 충돌하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앞에는 경찰 차벽이 세워져 양측의 충돌을 차단했다.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충남 천안에서 단체 버스를 타고 온 이모(68)씨는 "탄핵 선고가 자꾸 지연돼 기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헌재 내부에서 합의가 안 된 것 같은데, 앞으로도 집회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공무원 박모(50대)씨는 이날 오후 4시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자리 잡았다. 박 씨는 "헌재가 선고를 언제 할지 답답해서 나왔다"며 "반대 집회가 기세를 올리는 만큼,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