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스웨덴보다 유리
기금소진 시점을 늦추고
출산·군복무 크레딧 강화
기금소진 시점을 늦추고
출산·군복무 크레딧 강화

보험료율을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43%로 조정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8년 이후 치열하게 논의해 왔던 제3차 국민연금 개혁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1998년 제1차 개혁에서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추고, 연금지급개시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추었다. 2007년 제2차 개혁에서는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대폭 낮추고, 기초연금 제도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을 만들었다. 제3차 개혁의 가장 큰 성과는 1986년 국민연금법 제정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보험료율 9%를 13%로 높인 것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이번 연금개혁이 청년에게는 개악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청년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불리해졌다는 점과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적립기금 소진 연도를 9년 정도밖에 늦추지 못하는 불완전한 개혁이라는 점을 비판한다. 심지어는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국민연금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한다.
개정 이전 국민연금 연금수익비는 1.78배로 추정된다. 가입기간 납입된 보험료의 원금과 이자의 합계액이 100이라면, 기대수명까지 수급하는 연금액의 현가는 178인, 가입자에게 매우 유리한 구조이다. 개정 이후 연금수익비는 1.32배로 낮아지게 된다. 보험료 원리금은 100에서 144로 높아지고, 수급 연금 현가액은 178에서 191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금수익비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연금수익비가 높을수록 연금가입자에게 유리하지만, 역설적으로 적립기금 소진의 원인이 된다. 적립기금 소진이 되지 않도록 연금수익비를 낮추어 가는 것이 연금개혁이지만, 가능한 한 연금 수익비가 1.0배 이상의 연금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금개혁은 궁극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개혁이라 할 수 있다. 연금수익비가 1.32배로 낮아지지만 기금소진 시점을 늦추고, 출산과 군복무 크레딧 강화로 연금액이 높아지고, 국가의 지급보장이 명문화된다.
이번 연금개혁에 대해 비판하는 편에서 성공한 연금개혁 사례로 거론하는 스웨덴은 국민연금을 명목확정기여형(Notional Defined Contribution)으로 전환했다.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원리금 합계액만큼만 연금을 받도록 만들어 연금수익비가 1.0배가 되게 했다. 스웨덴은 이에 더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길어지면 연금수익비가 1.0배 이상이 될 수 있으므로, 1.0배를 넘지 않도록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연금액을 삭감하는 장치이다. 게다가 스웨덴은 적립기금이 완전소진된 상태에서 연금개혁을 했으므로 적립기금 없는 확정기여형 의미로 명목확정기여형이라고 부른다. 스웨덴과 같이 연금수익비를 1.0배로 낮추고 혹시 기대수명이 연장되면 자동조정장치로 연금액이 자동 삭감되도록 우리 국민연금을 만드는 것이 청년을 위한 이상적 연금개혁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연금개혁을 폄하한다.
연금수익 측면에서 스웨덴과 같은 최악에 근접한 연금개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스웨덴과 같이 된다 해도 그 시한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우리나라 연금개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2055년 적립기금 소진을 예방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7.6%인 1213조원의 국민연금기금이 있는데도 선제적으로 연금개혁을 했다. 모수적 조정과 함께 기금운용 수익률을 5.5% 이상으로 운용하면 (1988∼2024년 연평균 수익률 6.82%), 적립기금 소진 연도는 2071년 이후로 늦출 수 있다.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은 다소 불충분하지만, 향후 지속적 연금개혁으로 적립기금 소진 연도를 2100년 이후로 연장시킬 수 있는 튼튼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193명의 찬성으로 통과된 국민연금법을 두고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더욱 형평에 맞고 효율적인 구조개혁을 위한 건설적 논의를 이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