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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율 관세' 부과 우려감 있었지만 결국 피해가
의약품 관세 부과가 美에 더 큰 피해 줄 가능성
안심하긴 일러..트럼프 언제든 부과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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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미국발 '관세폭탄'을 일단 피해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의약품은 일단 제외되면서 쑥대밭이 된 다른 산업군과는 달리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약가 인상으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공급망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인의 건강과 삶 측면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미국 제약업계는 이 같은 충격에 대배해 의약품 관세 부과가 자국 제약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내 많은 제약사가 해외에서 원료의약품(DS, API)을 수입해 완제의약품(DP)으로 가공하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생산 비용 상승으로 직결되게 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번 발표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해 왔다. 지난 2월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해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공언해 최근 관세 관련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다.
이번 발표로 의약품이 글로벌 관세 폭탄에서 제외되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향후 있을 수 있는 추가 관세 조치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설령 의약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원료의약품(DS, API)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신약 기준으로 약가의 10% 미만 수준에 불과해 수익 구조 내에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완제의약품(DP)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일부 DP 공급 기업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대부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DS를 미국으로 수출한 뒤 현지에서 DP로 가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발표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장중 6% 이상 오르는 등 큰 상승폭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구조상 유럽 비중이 약 65%로, 25%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영향이 크지 않은데다 또 관세 부담은 대부분 고객사가 지기 때문에 관세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쟁력이 돋보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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