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이 성장률 94% 이끄는데… '관세폭탄'에 1%대 위협 [불안한 성장률]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9 18:20

수정 2025.04.09 18:20

무협, 수출 기여 효과 보고서
작년 GDP 중 수출 비중 36%
100만弗당 일자리 6.1개 창출
車·반도체 생산유발액 증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10%의 기본 상호관세에 이어 이날 0시1분(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비롯해 80여개국에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 일단 25%의 관세가 붙게 돼 수출 중심 경제체제로 미국시장의 비중이 큰 한국은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10%의 기본 상호관세에 이어 이날 0시1분(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비롯해 80여개국에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 일단 25%의 관세가 붙게 돼 수출 중심 경제체제로 미국시장의 비중이 큰 한국은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수출이 성장률 94% 이끄는데… '관세폭탄'에 1%대 위협 [불안한 성장률]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률의 약 94%는 수출이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에 이어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로 수출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수출에 의존한 경제성장에 비상등이 커졌다. 향후 관세율이 하향 조정되거나 면제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출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어 경제성장률이 올해 1% 턱걸이하는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세폭탄에 올 성장률 1%대 턱걸이

9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한국 경제도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치인 25%의 상호관세가 우리에게 부과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더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처럼 세계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0.1%p 더 하락해 1.4%를 기록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의 전방위 관세 부과정책이 지속되면서 이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25%라는 품목별 관세 부과 조치가 시작됐다. 특히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의 부과 근거인 불공정무역의 대표적 예로 한국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장벽을 꼽으면서 앞으로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물량은 3.2개월, 기아는 2.8개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까지는 가격 인상 없이 버틸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관세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성장률 2.04% 중 수출 1.93%p 기여

특히 한국은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여서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수출이 생산·부가가치·고용유발에 크게 기여하면서 한국 전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04% 중 수출의 기여도는 1.93%p로 분석됐다. 이는 5년래 가장 높은 기록이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6.3%로 202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1조3012억달러로 추정되며, 이 역시 2020년대 들어 최고치이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 회복이 생산유발액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유발액을 바탕으로 산출한 수출의 생산유발도는 작년(1.93)보다 소폭 하락한 1.90으로 나타났다.

총수출이 국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부가가치율은 56.3%로 2023년 대비 0.9%p 상승했다. 품목별 부가가치 유발액은 반도체(789억달러)가 가장 높았고 자동차(579억달러), 일반목적용 기계(225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수출로 인해 유발된 취업자 수는 총 416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2858만명의 14.6%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는 수출 100만달러당 6.1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서경 무협 수석연구원은 "수출의 높은 경제성장 기여도는 우리 경제가 수출 주도 성장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함을 시사한다"면서 "수출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출품목 다변화를 통한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중소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확대 및 산업 생태계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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