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온다예 기자 = 8000여만원의 뇌물을 받고 75억 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일 홍 대표에게 뇌물수수죄로 징역 1년, 횡령·배임 등 나머지 범죄에 대해 징역 3년, 총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의 우려가 없고 항소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2013년 6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업체로부터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리스료 5200여만원 전액을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뇌물액을 산정할 수 없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이 아닌 일반 뇌물죄를 적용했다.
또 경민학원과 경민대 자금 24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횡령 혐의와, 의정부의 건물 일부를 경민대 교비회계 자금으로 매수하는 것임에도 경민학원이 기부받은 것으로 처리해 33억원의 경민대 재산을 경민학원 재산으로 전출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또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은 경민국제기독학교를 운영하던 중 경찰 단속을 받게 되자 명의상 대표인 경민대 직원을 실제 운영자인 것처럼 조사·처벌받도록 한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인정됐다.
다만 업체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공진단과 2000만원의 현금을 수수한 혐의, 홍 대표 소유의 부동산을 경민대에 처분하면서 6억원 상당을 과다계상한 횡령 혐의 등 5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민학원 설립자의 아들이자 이사장, 한편으로는 경민대학교 총장으로서 경민에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되었어야 할 학원과 학교의 재산을 개인 재산인 것처럼 전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경민대의 교비회계 자금을 사용한 부분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돼야 할 수십억 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다거나, 경민대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이버대학 설립에 사용한 것"이라며 "그로 인한 피해가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범행 과정에서는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건물 기부 관련 범행에서는 교비를 사용하지 않고 기부받는 것으로 가장하기 위하여 기부약정서 등 필요한 서류를 꾸며낸 것으로 법행 수법이 치밀하고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너무 어처구니없다. 항소심을 통해 밝히겠다"며 "억울하다.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13~2015년 IT기업 관련자 등으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등 소관 업무와 관련한 청탁명목으로 모두 8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경민학원 이사장 또는 경민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부터 2013년 사이 허위 서화매매 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다시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하는 등 약 7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홍 대표가 교직원까지 동원해 허위·과다계상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교비를 횡령하며 경민학원을 사금고처럼 취급했고, 사후 발각을 피하기 위해 자금세탁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 2018년 4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불구속기소 했다.
앞서 검찰은 뇌물수수죄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1억6000여만원, 나머지 범행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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