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외무장관 회담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정상회담 역시 당장 진행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가)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당연히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는 군대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사키는 “우리는 외교의 문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았다”면서 “러시아가 경로를 바꾸지 않는 한 외교는 성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 세력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평화유지군 차원에서 러시아군을 파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2일 성명에서 “푸틴은 더 많은 영토를 빼앗을 구실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구실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며 대외경제은행(VEB) 등 러시아 금융기관을 상대로 제재를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발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면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날 수 있고 양국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22일 이를 번복했다. 블링컨은 러시아가 우크리아나를 사실상 침공한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 회의를 진척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에 나섰던 프랑스 정부도 외무장관 회동을 취소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오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라브로프와 만날 계획이었으나 22일 발표에서 회동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르 드리앙은 러시아가 이미 침공을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러시아 제재를 예고했고 유럽연합(EU) 역시 신규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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