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초·재선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1차)'를 열었다.
당 소속 의원들이 선거 패배 후 이를 평가하는 내용의 토론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발제 후 의원들 간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대표 발제를 맡은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우선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선거 캠페인이 전반적으로 떨어졌고, 새 인물 등용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있지 못했다"며 "그 속에서 뿌리 깊게 관료화된 모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어 대선 과정에서는 여론 형성 측면에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배우자의 무속 이슈에 올인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후보에 대한 정보가 당내 선거 조직에서 너무 공유가 안 된 점도 있지 않았나"라는 문제점도 짚었다.
이밖에 후보 가족 및 배우자 이슈에 대한 '레드팀'의 기민한 대응 미비, 경선 후유증 극복을 위한 이재명 후보의 인간적 스킨십 부족, 경선 이후 후보 캠프·당 선대위 유기적 결합 미비, 초선 국회의원과 권리당원의 선거경험 격차 등을 대선 패인으로 꼽았다.
지난 지방선거 패인으로는 가장 먼저 '비대위 구성의 절차적 정당성 미비 및 비대위원장 발언 통제 불능'을 지적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지도부의 일원 중 한명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다시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 전면에 나선 점, 여러 현안에 대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돌발 발언’이 이어진 점 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아울러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의 오락가락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비대위가 송영길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가 결국은 공천한 점, 지선 목전에서 박지현 발(發) 쇄신론으로 당이 내홍을 겪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후보 경쟁력에 문제가 있었고 독주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면서 "현재 (당이) 장기침체 초입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성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민주당을 떠도는 2개의 유령을 극복해야 승리할 수 있다"면서 "이 고문에 대한 '졌잘싸' 유령과 문 전 대통령 관련 '잘했져'(잘했지만 졌다)는 유령"이라고 밝혔다.
최 부소장은 "진보적인 가치지향을 분명히 하되 반드시 유능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이탄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 공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정치적 행보를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지지자들이 선거 패인을 분석하는 토론회를 차례로 열 계획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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