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자신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 징계안을 심의하기 위한 당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저에게 제기되는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멘 모습이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이 대표는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정말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JTBC는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폭로한 배경에 '윗선'이 있다는 주장이 담긴 이 사건 관계인의 녹취를 보도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2013년 7월과 8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이 대표를 만날 때 '성 상납 의전'을 맡았다고 주장하는 장모씨였다. 이 대표는 음성 파일이 나왔다는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부당함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어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다. 다시 한번 또 (나를) 갈아 넣어서 6월 1일에 (지방선거를) 승리하고 난 뒤에도 바로 공격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당했다"고도 토로했다. 이 대목에선 감정에 북받친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그는 또 "뒤에서는 한없이 까내리며, 다음 날 웃으면서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과 마주치면서 오늘 아침에는 어떻게 대응해야되나 고민하며 일어났다"며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직격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윤리위는 7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 45분께까지 국회 본관에서 마라톤 회의를 열었다. 8일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후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윤리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확인서의 증거 가치, 이 대표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간 업무상 지위관계, 사건의뢰인과 변호사 간 통상적 위임 관계, 소명 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비롯해 김 실장이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7억원이라는 투자유치 약속 증서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이 대표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는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 위반를 위반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심의 대상이 아닌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성 상납 및 증거 은닉 교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2013년 중소기업 아이카이스트의 대표인 김성진 씨에게 성 접대를 받았는데, 문제가 불거지자 측근인 김 실장에게 의혹을 무마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 실장은 성 상납 의혹 제보자인 장모씨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고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준 의혹을 받고 있다. 장씨는 2013년 7월과 8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이 대표를 만날 때 의전을 맡았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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