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했던 미국 컬럼비아대 학생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진행하는 수업에서 무단으로 이탈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뉴욕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이날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공공문제대학장 케렌 야르히 밀로가 함께 진행하는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여성의 참여’ 수업을 듣던 학생 수십명이 갑자기 가방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대학에서 매우 수요일 오후 2시간씩 강의를 맡고 있다.
올해 9월 시작한 클린턴 전 장관의 수업은 인기 강의지만, 아직 수업 시간이 절반 이상 남은 상황에 30여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나갔다. 학생들은 건물 로비 근처에 모인 수십 명의 다른 시위자들과 합류해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인권이 지켜지지 않아 시위에 참가하고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자들은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우리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있는데 학교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 발단은 지난주 학교 인근에 세워진 한 트럭 스크린에 ‘컬럼비아의 주요 반유대주의자’라는 문구와 함께 동의 없이 게시된 학생들의 사진 때문이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했던 단체의 회원들이었는데, 당시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전쟁과 사상자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명백히 이스라엘 극단주의자에게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자들은 “게시된 사진이 국제공공문제대학원 학생들만이 이용하는 비공개 및 보안 온라인 플랫폼에서 촬영됐다”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 대한 즉각적인 법적 지원과 학생의 안전, 복지 및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헌신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에 대해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NYT에 “대학 측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를 포함해 최근 미국 대학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관련 집단 구성원들 사이 격렬한 갈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도 이스라엘을 비판한 하버드대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된 트럭이 학교 인근에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 미국 명문 대학 동문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관련 모교가 적극적인 비판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상당수 고액 기부자들은 학교 기부를 중단하거나 향후 기부 계획을 재고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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