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해양생태계의 먹이망 구조를 통해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먹이망 구조는 생태계에서 여러 생물의 먹이 사슬(피·포식 관계)이 그물망처럼 이뤄져 있는 먹이 관계를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은 정해진 서울대 교수팀이 주도하고, 강희창 서울대 박사, 이기택 포스텍 교수, 김광용 전남대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해양 플랑크톤 군집 내 높은 탄소보유량을 갖는 먹이망 구조를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탄소 중립은 탄소의 발생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없다면 흡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대기 내 이산화탄소의 25%를 흡수하는 해양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으나, 전 세계 해양 광합성 생물의 탄소 보유량이 육상 광합성 생물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해양생태계 먹이망의 근간이 되는 해양플랑크톤 군집 내의 먹이망 구조에 주목해 전 세계 해양에서 채집·분석된 자료를 이용하여 어떤 먹이망 구조가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지를 밝혀냈다.
연구팀이 6954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식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피라미드 구조가 57%로 가장 많았고, 단세포 원생동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다이아몬드 구조(31%)가 뒤를 이었다.
반면 다세포 후생동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역피라미드 구조(13%)가 가장 적다는 사실도 처음 규명했다.
이밖에 먹이망 구조가 피라미드인 경우에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정해진 교수는 “무해성 식물플랑크톤의 양을 늘리고 이를 잘 포식하는 원생동물플랑크톤의 양도 늘리는 방법을 찾는다면 해양생태계 내 탄소 보유량을 늘리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희창 박사(제1 저자)는 “어떤 먹이망 구조가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밝힘으로써 앞으로 해양에 흡수되는 탄소량과 해양 생물 내 탄소 보유량을 늘리는데 핵심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해양-육상-대기 탄소순환시스템 연구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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