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방송된 KBS 조이(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환갑을 앞두고 있는 사연자가 출연했다.
58세인 사연자는 "1997년 1월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퇴근을 안하더라. 외박 한번 하지 않았던 남편이 안 왔다"고 말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이상하다 싶어서 실종신고를 하러 갔다. 실종신고를 안 받아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 시절에 6개월 동안 안 들어오면 자동 이혼이 되어서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연자의 남편이 잠시 바람이 난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지만, 사연자는 그런 문제는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연자는 4번이나 경찰서에 방문했다.
두 달쯤 지나서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사연자는 "경찰이 불에 탄 시신이 논바닥에 있다고 했다. 혹시 남편이 아니냐고 해서 현장에 가서 확인했다. 남편의 시신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MC 서장훈은 "2달이면 사건을 조사하기에도 늦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사연자는 "이미 늦었다. 그때 실종신고만 됐어도 실마리를 잡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 15년도 지나버렸고, '사건 종료'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체 검안서에 나온 남편의 사망 원인은 각목으로 맞은 것이었다. 남편의 시체가 다 탔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서장훈과 MC 이수근이 "강도한테 당한 것이냐"고 묻자 사연자는 (경찰에서) '퍽치기(행인을 둔기로 쳐서 쓰러뜨리는 노상강도 수법) 사건인 듯 싶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남편의 사망 당시에 사연자의 나이는 30살이었다. 남편 사망 이후에 사연자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2002년에 대구로 이사를 갔다. 사연자는 "2년쯤 지나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너무 아이들을 케어를 못해줘서 미용실에 방이 딸린 곳을 구했다.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집주인에게 말했는데 안 주고 도망갔다"고 밝혔다.
"전세 사기로 3500만원을 잃었다. 경매로 넘어간 집을 되찾기 위해 미용실까지 급하게 처분했다. 낙찰이 됐으나 아무도 경매에 안 들어오는 집이었다. 경매 참여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5000만원을 더 내야 했었다"고 덧붙였다.
사연자는 "그 집에 사는데, 그 당시의 빚이 아직까지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연자는 20년 넘게 빚을 갚으며 아이들을 키워냈다. 평생 고생만 하며 본인의 삶은 뒷전으로 미뤄뒀던 지난날을 회상한 사연자는 "지금까지 내 삶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가 재미있어 대학원까지 진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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