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첫차' '서울 탱고' 등 스타덤 누리다 17년간 투병
[파이낸셜뉴스] “건강했던 시절의 사진을 병실에 붙여두고 ‘1년이면 저렇게 된다’고 생각하면서 재활에 힘썼었다”(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생전 가수 방실이)
무대에 다시 서길 간절히 바랐으나 끝내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무려 17년간 투병한 가수 방실이가 20일 세상을 떠났다.
이날 가요계에 따르면 '서울 탱고' '첫차' 등의 히트곡을 남긴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가 20일 오전 인천 강화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5세.
방실이는 서울시스터즈의 맏언니이자 집안의 버팀목이기도 했다. 동생 방화섭씨는 지난 2022년 6월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2007년 6월 7일. 잊어버리지도 않는다”며 “그때 누나가 쓰러졌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진짜 누나는 최고라고 하셨다. 누나가 집안의 버팀목이 되어줬으니까. 결혼도 안 했고 집안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연예계 생활을 했다”고 돌이켰다.
■ '첫차' '서울 탱고' 등 히트곡으로 스타덤
인천 강화도 출신인 고인은 1980년대 미8군부대에서 활동을 시작해 1985년 박진숙·양정희와 여성 3인조 서울시스터즈로 결성했다. 멤버의 리더였던 그는 이듬해인 1986년 1월 '첫차'를 발표하며 정식 데뷔했다.
'첫차'는 신나는 리듬에 가수들의 시원한 가창력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청춘열차’도 히트했으나 1989년 두 멤버가 결혼과 동시에 탈퇴하면서 서울시스터즈는 공식 해체됐다.
1990년 솔로로 전향한 방실이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1집 앨범의 타이틀곡 ‘서울탱고’로 큰 인기를 얻었다. 1992년 2집 앨범의 ‘여자의 마음’도 유행하며 다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 한동안 연예계를 떠났다가 지난 2000년 다시 가수로 복귀해 ‘뭐야 뭐야’(3집)를 발표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 노래는 ‘첫차’와 함께 노래방 애창곡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푸근한 이미지와 특유의 입담 덕에 각종 예능에서도 활동했다. 지난 2007년 2월 슈퍼주니어의 트로트 유닛(소그룹) 슈퍼주니어-T와 히트곡 '첫차'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6월 과로와 몸살 증세로 인한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건강이 호전되어 2013년 11월 5일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뇌경색으로부터 회복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참 뒤인 2021년 MBN 특종세상 '스타멘타리'에서 몸이 좋았다 안 좋았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으며, 2023년 4월 2일 방송된 '스타다큐 마이웨이' 이동준 편에서 이동준이 '절친' 방실이가 입원한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그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파를 탔다.
당시 그는 뇌졸중으로 전신이 마비된 데 이어 당뇨에 따른 망막증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상황을 공개하며 “내가 목을 조금 만들어서 중간에 한 소절만이라도 부르면 좋겠다”며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빈소는 인천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낮 12시.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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