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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2030년, 석유 하루 800만배럴 남아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3 03:52

수정 2024.06.13 04:31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이 2030년에는 수요보다 하루 800만배럴 넘는 규모로 급격히 불어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연례 석유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밝혔다. 석유 수요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반면 석유 업체들의 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돼 하루 800만배럴 초과공급이 우려된다고 IEA는 경고했다. 로이터 뉴스1
전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이 2030년에는 수요보다 하루 800만배럴 넘는 규모로 급격히 불어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연례 석유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밝혔다. 석유 수요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반면 석유 업체들의 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돼 하루 800만배럴 초과공급이 우려된다고 IEA는 경고했다. 로이터 뉴스1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현지시간) 심각한 석유 초과공급 우려를 내놨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석유 산업이 수요를 하루 800만배럴 넘는 초과 생산 능력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 속에 각국이 석유 소비를 줄이고 있지만 석유 업체들은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조만간 석유 시장이 심각한 초과공급 상태로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유가 조절 능력도 훼손될 것이라고 IEA는 내다봤다.

하루 800만배럴


IEA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석유 수요는 2030년 이전에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반면 각국의 석유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 업체들이 석유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어 결국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은 수요를 크게 웃돌아 하루 800만배럴이 넘는 규모의 초과 생산 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유가 하락 시대 접어들어


수요를 크게 뛰어넘는 과잉 석유로 시장은 '대규모 완충장치'를 갖게 되고 이에 따라 OPEC+의 유가 조정 노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전 세계는 유가 하락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IEA는 판단했다.

IEA는 전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제외하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초반 세계 경제가 봉쇄되면서 석유 수요는 급격하게 위축된 바 있다. 당시 미국 유가는 배럴당 마이너스(-)30달러 수준으로 추락한 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석유 시장이 초과공급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라면서도 "한 가지 중요한 결과는 유가에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석유 수요 둔화와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석유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보기에 이제는 많은 석유 생산 업체들이 자신들의 사업 계획을 재고할 때"라고 충고했다.

석유 투자 4년 만에 최고


IEA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유전 자본 지출은 지난해 5380억달러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하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주로 중동 지역과 중국 석유업체들의 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석유 수요는 조만간 정점을 찍고 하강할 전망이다.

비롤은 전기차 전환 속에 휘발유 수요가 줄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서 석유 대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역시 석유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도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의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비롤은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도 중국이 될 것이라면서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의 약 60%가 중국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석유 수요는 17년 전인 2007년에 이미 정점을 찍고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2030년에는 OECD 회원국들의 석유 수요가 1991년 수준으로 후퇴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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