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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3명이 시작한 회사가 매출 2600억 기업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6 15:04

수정 2025.03.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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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창업자가 지난 1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안랩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안랩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랩 제공
안철수 창업자가 지난 14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안랩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안랩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랩 제공

서울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임직원 3명, 매출 5억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지난해 기준 임직원 1240명, 매출 2606억원의 코스닥 상장사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기업 맥아피의 인수 제안도 거절하면서 30년간 국내 보안 산업 최전선에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안랩이다.

V3+ 패키지. 안랩 제공
V3+ 패키지. 안랩 제공

■ 백신 V3의 등장.. 해외 러브콜까지

16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안랩의 태동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과대 박사 과정 중이던 안철수 창업자는 국내에 유입된 ‘브레인’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컴퓨터용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안 박사는 의사로서의 삶을 병행하며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백신을 업데이트했다.

이렇게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7년간 무료로 배포했다.

이후 1995년 3월 15일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출범했고, 이듬해 1월 첫 상용 제품인 ‘V3 프로 95’를 출시하며 보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1997년 맥아피가 1000만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도 마다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호·육성하겠다는 의지와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2000년도 CI 개편 광고. 안랩 제공
2000년도 CI 개편 광고. 안랩 제공

이후 2000년 6월 사명을 ‘안철수연구소’로 변경했고, 이 때 나온 것이 안 창업자의 파격적인 광고다. 안 창업자는 사명 변경을 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짧은 스포츠머리에 무지개색 염색을 한 듯한 합성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듬해 9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02년 일본, 2003년 중국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다. 또 백신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기업 보안 솔루션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1년 3월 4일 디도스 발생 당시 직원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안랩 제공
2011년 3월 4일 디도스 발생 당시 직원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안랩 제공

■ 국가적 사이버 재난 대응 성료.. 글로벌 진출 본격화

안랩은 2009년, 2011년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발생했을 때도 전사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해 국가적 사이버 재난 대응에 기여했다. 2011년에는 판교에 사옥을 마련했고 이듬해에는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사명도 ‘안랩’으로 변경했다.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날 대회 운영 시스템, IPTV, 와이파이 등 주요 서비스가 순간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안랩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신속한 분석과 차단 조치 등으로 빠른 복귀를 이뤄내며 개막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안랩 강석균 대표(왼쪽)와 사이트 사드 알라부디 CEO가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랩 제공
안랩 강석균 대표(왼쪽)와 사이트 사드 알라부디 CEO가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랩 제공

이후 안랩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보안 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 통합 보안 플랫폼 ‘안랩 플러스’를 출시하며 총 6개 플랫폼, 30여종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 AI 기반 관제시스템 자회사 ‘제이슨’ 인수, OT 보안 기업 ‘나온웍스’ 자회사 편입,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 블록체인컴퍼니’ 설립,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MSP) 자회사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출범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안랩 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보안기업 사이트와 합작법인 ‘라킨’을 설립했다. 작년 초기 매출 13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라킨 브랜드로 안랩의 주요 보안 솔루션이 사우디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안랩 관계자는 “사우디를 시작으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과 그 너머로의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더 넓은 글로벌 무대에서 ‘안전해서 더욱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안랩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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