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나선 한국소호은행(KSB) 컨소시엄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최근 유력 후보였던 두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돌연 신청 의사를 철회한 데 이어 시중은행 3곳의 참여를 이끌면서다.
230만 사업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신용평가모형(CSS) 구축하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에 시중은행만 3곳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자본력과 포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하나·우리·농협·부산…시중은행만 3곳 참여, KSB 독주 체제 굳혀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DC)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하나은행의 참여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은행은 우리·NH농협·BNK부산은행까지 총 4개로 늘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예비인가 추진 당시 참여한 은행은 △카카오뱅크(국민은행) △케이뱅크(우리은행) △토스뱅크(하나·SC제일은행) 등이었는데, 한국소호은행의 경우 은행의 참여가 가장 많다.
특히 주요 5대 은행 중 3곳이 참여해, 경쟁자를 따돌리고 사실상 '1강 체제'를 굳히게 됐다. 이외에도 금융사 OK저축은행,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뿐만 아니라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 등 IT회사도 참여를 공식화한 상태다.
한국소호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5곳 중 3곳이 컨소시엄에 참여를 결정했다"며 "금융권이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 설립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앞서 제4인뱅을 추진해 온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와 렌딧이 주축이 된 '유뱅크'는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더존뱅크는 '단기적 변동성보다 본업에 집중, 신한은행과는 협력을 지속', 유뱅크는 '불안정한 경제·정국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을 이유로 들었다.
예비인가 신청을 예고한 곳은 6개(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컨소시엄이었으나, 그중 자본력을 갖춘 한국소호은행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다.
자본력·포용성 모두 잡아…"소상공인을 위한 첫 은행 설립"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를 발표하며 '자본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포용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과 사업계획(포용성) 점수를 지난 2019년 대비 50점 확대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초기 취급 대출 부실 대응, 경영지도비율 등 유지를 위해 인가 신청 때의 계획보다 빠른 증자가 필요했던 점, 대주주 제재 이슈 및 비금융주력자 지분 제한(34%) 등 성장 과정에 자금 확보 제약이 발생한 점을 감안한 조처다.
포용성의 경우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를 감안한 평가 항목은 유지하면서도, 차별화된 중점 고객군을 목표로 한 사업계획의 제공 여부를 심사·평가한다. 중점 고객군에 대한 신용평가모형 구축 계획이 대표적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자금 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던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지역금융 기여도도 평가한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이 비수도권 중소기업 자금공급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기존 금융권과의 협력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및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결제 전문 기업 한국결제네트웍스, 포스(POS) 및 키오스크 전문 기업 아임유,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 등과 함께 230만 사업장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춘 은행과 함께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등을 위한 CSS 고도화에 협력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사각지대에 있는 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금융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시중은행 과반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 설립을 지지하겠다는 공동선언인 까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5~26일 예비인가 신청…금융당국, 2개월 내 결과 발표
금융위는 25~26일 이틀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받는다.
신청서 접수 이후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가 의결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2개월 이내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인가 기준을 충족하는 신청자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예비인가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