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바로미터 '대차잔고', 11개월 만에 최고치
대차잔고 비율 1·2위,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복현(왼쪽)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 참석해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불법 공매도 적출 시연을 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5.03.19.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24/202503241529053239_l.jpg)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공매도 전면 재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차잔고 상위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대차잔고는 특정 주식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물량을 의미하며, 잔고가 많을수록 공매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모든 대차잔고가 실제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를 위해선 주식 대차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대차잔고는 향후 공매도 강도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공매도 잔고는 62조3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52조5599억원), 3개월 전(47조1762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4월(62조3966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기준 대차거래 체결 규모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차입 비중이 83.66%에 달했지만, 대여 비중은 11.9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주도하는 공매도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대차잔고가 급증한 것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차입 물량 확보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매도 재개는 기존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됐던 허용 범위를 전 종목으로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거래소(KRX)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도입해 공매도 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시스템과 연동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매도 가능 잔고를 초과하는 주문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방지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향후 공매도 압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별과 리스크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대차잔고(금액)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7조4570억원), SK하이닉스(4조920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4562억원), 셀트리온(1조5989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82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2217억원), 유한양행(1조404억원), 현대차(9951억원), POSCO홀딩스(900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대차잔고 비율이 12.0%로 가장 높았고, 유한양행(10.7%), LG에너지솔루션(4.48%), 한화에어로스페이스(4.26%), 셀트리온(3.99%), POSCO홀딩스(3.34%), SK하이닉스(2.60%), 현대차(2.31%), 삼성전자(2.04%)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총 상위 기준 에코프로비엠이 대차거래잔고 금액 비중이 14.4%로 가장 높았고, 에코프로(8.87%), HLB(7.53%), 이오테크닉스(7.02%), 리노공업(5.66%), 리가켐바이오(5.00%) 등이 뒤를 이었다.
대차잔고 비율만 놓고 보면,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들 종목은 향후 공매도 물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신민섭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대차잔고가 급격히 늘어나는 종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해당 업종과 종목에 공매도세가 몰릴 만한 유인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재개에서 강화된 시스템의 핵심은 '차입계약의 확정'이며, 매도 가능 잔고를 확인한 뒤에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며 "결국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이 공매도 가능 종목의 우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차잔고 증가가 두드러진 종목을 보면, 코스피에서는 2차전지, 조선·방산,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고,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게임, 엔터, 바이오 종목들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며 "공매도 대상 종목을 추정할 때는 밸류에이션이나 수익률보다 대차잔고의 증가 여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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