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관련 사안이 매번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이번의 경우 국가안보에 민감한 사안들이 많은 것이 주된 이유. 동국대학교는 이달 초까지 북한학과의 학과제 폐지 움직임을 보였고 고려대는 서울 안암캠퍼스가 아닌 세종캠퍼스에만 학과를 개설하는 등 다소 차별대우를 받았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 사망과 함께 이르면 수년 내로 통일까지 이룰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해당 학과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가장 주목받는 북한학과 관련 대학은 고려대와 동국대다. 고려대는 세종캠퍼스에만 북한학과를 육성하고, 서울 안암캠퍼스에는 학과 없이 대학원만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 안암캠퍼스에 신설학과 정원제한 등을 이유로 북한학과 개설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당장의 수요에만 맞춰 북한학과를 대하기보다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통일시대 이후를 대비하는 미래자산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북한학과에 적극 지원을 해야 할 부분이 더 생겼다"고 전했다.
지난 1994년 국내 1호 북한학과를 개설했던 동국대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북한학과의 학과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논란이 됐다. 동국대는 김 위원장이 숨지기 1주일 전인 지난 9일 교무위원회에서 '북한학과는 현행을 유지한다'고 결정을 내려 극적인 상황을 겪었다.
동국대는 기존의 북한학과 전공을 트랙형(학부제의 일종) 전공제 형식으로 바꾸려 했다. 트랙형 전공제는 4학년 때도 학과를 바꿀 수 있는 독특한 제도다. 동국대 관계자는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등에서 동국대의 북한학과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간접적으로 의견이 전달됐다"면서 "통일시대를 대비한 분단국가의 상징성 등을 감안해 북한학과를 유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 사망을 보면서 북한학과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기존에는 학생들의 전과율이 높아 학과제를 바꾸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통폐합 및 폐지됐던 타 대학 북한학과의 부활 가능성도 기대된다. 1990년대 중반 탈냉전 분위기를 타고 생겨난 대학의 북한학과는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통폐합 및 폐지가 거론되는 등 찬밥대우를 받아왔다. 명지대, 관동대, 고려대, 선문대, 조선대가 잇달아 북한학과를 개설했으나 1999년 이후 동국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이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폐지했다. 명지대는 지난해 북한학과가 정치외교학과에 통폐합되면서 북한학 전공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 선문대도 2008년 북한학과를 동북아학과로 개편한 뒤 북한학을 동북아학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다루고 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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