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추경 지연에 소비 위축
“내수 반등 동력 약해”...수출·투자 심리도 ↓
S&P·HSBC·바클레이즈, 잇달아 1% 초반대
“내수 반등 동력 약해”...수출·투자 심리도 ↓
S&P·HSBC·바클레이즈, 잇달아 1% 초반대

[파이낸셜뉴스]글로벌투자은행(IB)들이 트럼프 관세 정책의 여파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재정 집행 연기와 금리 인하로 인한 부동산 쏠림이 소비 제약으로 이어져 올해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외IB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춰잡고 있다.
영국계 IB인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하면서 정국 불안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보다 0.6%p 낮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우리 경제 부진의 주요 원인을 정국 불안으로 짚었다. 보고서는 "현재 주요 불확실성 요인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판결"이라며 "기각 시 한국은 정치 혼란에 빠질 수 있고, 인용에 따른 대선 후 정치 안정과 금리 인하, 수출 개선에도 정부 지출 둔화와 부동산, 소비 등이 낮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2%로 큰 폭으로 낮춰 잡았다. 하향 조정 근거로는 지난해 말 성장세 약화와 미국 관세 등 영향을 근거로 제시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판결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 부양책과 재정정책이 바뀔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정치 불확실성에 한은 통화 완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고도 봤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50bp 추가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속도가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HSBC는 지난달 만해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예상한 바 있다.
HSBC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인 1~2월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점에서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가파르게 둔화할 위험이 높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 여파로 제조업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의 의미 있는 회복이 어렵다고도 봤다. 또한 소비자심리 지수가 여전히 장기 평균을 하회해 소비 회복도 쉽지 않다고 짚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이 수입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3일 0시 1분부터 부과된다. 이는 지난 12일 발표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25%에 이은 세 번째다. 이와 별개로 2일부터는 교역 상대국의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에 맞춰 관세를 올리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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